<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연령 4~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6년 8월 30일 |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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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걱정을 나누면?>

아무래도 이 작품은 제목을 잘 못 정한 것 같네요.
‘겁쟁이 빌리’는 책을 읽어보니 절대로 겁쟁이가 아닌걸요.
그저 걱정이 조금 많을 뿐이죠. ^^
그리고 앤서니 브라운의 다른 작품 <겁쟁이 윌리>와도 헷갈리구요.ㅎㅎ

저도 유난히 걱정이 많은 편이라 밤에 잠을 잘 들지 못한답니다.
내일 할 일들을 머릿속으로 떠올려보면 걱정이 하나 둘씩 점점 깊어지지요.
‘날씨도 추운데 괜히 약속을 했나?’
‘아이 데리고 나갔다가 감기라도 걸리면 어떡하지..’
‘내일 청소도 해야하는데 많이 바쁘겠지..’
이렇게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에 대한 쓸데없는 고민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랍니다.

저의 고민에 비하면 빌리의 걱정은 정말 아이답고 귀엽네요.
(이렇게 말하면 빌리가 섭섭해할지도 모르지만..^^;;)
신발이 창문으로 도망가 버리면 어쩌나, 비가 와서 침실이 물바다가 된다면,
커다란 새가 나를 물어간다면…
이것저것 걱정하느라 잠들지 못하는 빌리를 위해 아빠와 엄마가 도와주려 하지만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날 수 없단다.” “엄마 아빠가 널 꼭 지켜 줄 거야.”
이런 말로는 빌리의 걱정을 잠재울 수가 없답니다.
엄마, 아빠가 빌리의 마음을 좀 더 헤아려주면 좋을 텐데..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장면이네요.

어느 날 할머니댁에 가서 잠을 자게 된 빌리..하지만 낯선 곳에서 걱정이 더 많아지는게 인지상정.
빌리는 할머니께 고민 상담을 하러가죠.
할머니는 빌리의 마음을 그대로 읽어주시네요. 역시 할머니!!!
그리고 할머니는 빌리에게 걱정 인형을 주십니다.
걱정 인형에게 걱정을 한가지씩 이야기하고 베개 밑에 넣어두면
인형들이 대신 걱정을 해준다고 하네요.^^
(이 재미있는 걱정 인형들은 과테말라에서 처음 생긴 풍습이라고 책 마지막에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어요.)

빌리는 걱정인형 덕분에 아주 곤히 잠이 듭니다.
이 부분에서는 앞부분의 어두운 색조와 달리 밝고 화사한 색으로 표현되고 있답니다.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글 보다 그림으로 더 많은 것을 전달해주고,
사실적인 묘사와 섬세한 인물들의 표정으로 더 큰 감동을 주네요.

여기서 이야기가 끝나면 너무 밋밋할텐데..또 하나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어요.
빌리가 또 걱정을 시작하게 된거죠.
자신의 걱정을 다 떠맡은 걱정 인형들이 너무 걱정되는 거였어요.^^;;
그래서 빌리는 아주 힘든 작업 끝에 특별한 것을 만들어 냅니다.
바로 걱정 인형들을 위한 또 다른 걱정 인형들을..
빌리의 마음이 얼마나 예쁜지..꼭 안아주고 싶어지더라구요.
빌리가 걱정이 많았던 건 아마도 이런 섬세한 마음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첫장에서 등장한 등이 꾸부정하고 입꼬리가 처진 빌리는
마지막 장에서 입꼬리를 올리고 환하게 웃고 있네요.
발걸음도 보다 힘차지고, 물론 등도 좀 더 꼿꼿하구요.ㅎㅎ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고, 아이들을 웃게 만드는 건 어른들의 몫이겠죠.
책을 함께 읽으며 아이의 마음에 좀 더 다가설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