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어디있나? 요기! 입

시리즈 비룡소 창작 그림책 33 | 글, 그림 박경효
연령 6~9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8년 5월 29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황금도깨비상 외 6건

“눈은 어디있나? 요기! 입은 어디있나? 요기!” ♬♪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얼굴의 명칭을 알려주기 바쁩니다. 아이가 눈,귀,코, 입을 알아가면 엄마는 너무 행복해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더 자라면 우리 몸이 하는 일을 좀더 자세하게 알려주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 몸의 일부인 “똥꼬”가 하는 일은 제대로 알려주는 엄마는 몇명이나 될까요? ’똥 싸는 곳. 더러운 곳’ 이라는 표현으로 알려주지는 않았나요? 저도 아이들에게 이런 표현으로 알려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하나하나 모두 소중한 곳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책인 거 같아요. 더럽다는 표현으로 일관했던 ’똥꼬” 두요.

어느 날 입이 말했어요.

“난 입이라고 해. 또록또록 말을 하고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서 항상 엄마 아빠를 기쁘게 하지. 엄마 아빠가 가장 좋아하는 뽀뽀도 나만이 할 수 있어.”

그러고보니 입은 정말 중요하고 예쁜 곳인 거 같아요. 음식을 잘게 부숴주는 이도 있고 맛있는 음식을 느끼게 해주는 혀도 가지고 있구요. 입이 자랑할만한 거 같네요.

입의 자랑에 이어 코, 눈,귀,손,발이 자기 자랑하기가 바쁩니다. 그 자랑속에는 각자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잘 담겨져 있어서 아이들에게 각부의 기능을 이해하기에 좋은 대사들 입니다.

입이 삐죽거리며 똥꼬에게 외쳤지요.

“야, 똥꼬!넌 냄새 나는 똥이나 싸고, 생긴 것도 못생긴 게 하는 짓도 정말 더럽구나!”

똥을 싸고, 방귀를 뀌는 똥꼬를 다들 무시하고 싫어합니다. 똥꼬가 사라졌으면 바라기도 하네요.

“어유, 창피해. 저런 더러운 친구랑 같은 몸에 있다니! 똥꼬가 없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 날밤, 똥꼬가 정말 사라졌습니다. 입은 너무 기뻐서 입술 가장자리가 찢어질듯 커졌어요.

온갖 먹을거리가 가득한 곳에서 입과 손이 바빠졌어요. 손이 주는 대로 입은 쉴 새 없이 먹어댔고, 맛을 느낄 겨를도 없이 입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크게 부풀었어요.

입에서 목구멍으로 넘어간 음식들은 위장으로 들어가고,

위장에서 죽처럼 반죽된 음식들은 작은창자로 가고,

작은 창자에서 더 잘게 부숴진 음식들은 큰창자에서 물기가 없는 덩어리가 되어 갔어요.

이제 큰창자에서 똥꼬로 빠지는 길만 남았지요.

뒤에서는 계속 음식들이 들어오고 있었어요.

그때 먼저 똥이 된 음식들, 아니 똥들이 외쳤지요.

“똥꼬가 없어!”

똥꼬가 없어진 똥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마구마구 들어오는 음식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똥꼬야 미안해! 넌정말 소중한 친구야.”

아이들에게 음식의 소화기능까지 제대로 인식 해줄 수 있는 내용인 거 같아요. 더불어 우리 몸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지도 일깨워 주는 내용이네요.

더 나아가서 생각해 본다면,

우리 주위에는 나보다 못한 사람들, 나보다 못 생긴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입처럼 예쁜 친구도 있지만, 똥꼬처럼 못생긴 친구도 있어요. 하지만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입이 똥꼬의 소중함을 느낀 것처럼, 우리 주위의 모든 사람들 한명한명이 모두 소중하다는 것을 더불어 알려줄 수 있는 기회로 삼으면 좋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