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별로 좁은 줄 몰랐던 집이 아이들이 커가면서 점점 좁게 느껴진다. 아이들 방도 하나씩 마련해줘야 되고 살림도 늘어나면서 넓은 집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 것 같다.
이 책에 나오는 가족도 조금만 움직여도 부딪힐 정도로 좁은 집에서 살다 보니 얼굴 표정이 어둡기만 하다. 그래서 시골에 있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갔다. 너무 좋은 가족들은 소리도 지르고 춤도 추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그들의 즐거움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시끄러운 것을 참지 못하는 아래층 할머니의 방문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무서운 아이들은 생쥐처럼 기어다니고, 귓속말을 하고, 허공에 발차기를 하며 놀 수밖에 없었다. 새 집으로 이사 온 보람이 하나도 없다.
아이들의 노력으로 위층이 너무 조용해지자 아래층 할머니는 슬슬 궁금해졌다. 위층에서 소리가 들리나 싶어 자꾸만 귀 귀울이다 보니 귀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침대보다 더 커진 할머니의 귀는 정말 압권이다. 아이들은 이 장면에서 배꼽이 빠지게 즐거워하고 고소해한다.
결국 시끄러운 소리를 듣지 못해서 생긴 병이라는 의사의 처방을 받은 할머니는 위층 아이들이 팔짝팔짝 뛰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자유를 주었다. 그동안 심술이 가득했던 할머니의 표정이 위층 가족의 웃음 소리를 들으며 즐거운 표정으로 변했다. 앞으로는 두 가족이 행복한 웃음을 함께 나누며 살 것 같다.
혼자 살고 있던 아래층 할머니가 많이 외로웠던 것 같다. 다리를 다쳐서 붕대까지 감고 있는데 찾아오는 사람 하나 없던 차에 이사를 와서 즐거워하는 위층 가족을 보니 심술이 났던 건 아닐까 싶다. 벽에 걸린 사진도 모두 할머니뿐인 걸 보면 정말 외로운 할머니 같다.
외로운 아래층 할머니와 시끄러운 위층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이웃에게 관심을 갖고 배려하는 마음을 배웠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