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누구?

연령 10~11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8년 11월 30일 | 정가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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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둑 호첸플로츠 (보기) 판매가 9,900 (정가 11,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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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이 왕도둑 호첸플로츠니 주인공은 호첸플로츠???

하지만 아닌 것 같다. 호첸플로츠가 책 말미에 마법이 풀리고, 달아나고… 해서 다음 이야기를 연결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이 책에서 정말 중요한 인물은 호첸플로츠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소년, 카스페를과 제펠이 아닐까?!

카스페를네 할머니가 호첸플로츠에게 노래가 나오는 커피 가는 기계를 도둑 맞고, 그 기계를 찾으려고 카스페를과 제펠이 도둑의 소굴로 찾아 갔다가 잡히는 신세가 되고… 그리고 제펠 모자를 쓴 카스페를은 위대하고 사악한 마법사인 페트로질리우스 츠바켈만의 멍청한(?) 머슴이 되고 만다. – 여기서 모자가 이 이야기의 전개에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꼭 기억하시라.

열심히 마법사의 감자를 깎던 제펠 모자를 쓴 카스페를은 마법에 걸려 두꺼비의 모습을 하고 갇혀 있는 요정 아마릴리스의 말을 따라 요정의 약초를 구하러 떠난다. 마법사가 집 주위에 쳐 둔 마법의 원을 뚫고 나가기 위해서는 몸에 걸친 어떤 것을 그 곳에 두고 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제펠의 모자를 벗어 두고 떠난다. 카스페를이 없어진 것을 안 마법사가 모자의 주인을 마법으로 불러 오려 하지만 마법사의 눈 앞에 나타난 것은 그동안 마법사의 감자를 깎던 제펠 모자를 쓴 카스페를이 아니라 진짜 주인인 제펠이다.  

요정의 도움으로 마법사를 물리치고 요정도 구해주어서 요정으로부터 소원을 들어주는 반지를 받아 든 카스페를이 빈 세 가지 소원은 뭘까? 좀 더 제대로 된 소원을 빌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지만, 이런 소원을 빌어야지 이 책에 좀 더 어울릴 것 같은 생각도 든다.

1. 서로 바꾸어 썼다가 사라져 버린 둘의 모자를 원했다. 모자는 원래의 모습으로 주인에게 돌아오고.

2. 호첸플로츠에게 도둑 맞은 (호첸플로츠네 집에 보관되어 있던) 할머니의 커피 기계를 자신들이 있는 곳으로 불러 온다. – 좀 부지런히 걸어서 직접 가지러 가지, 그리고 좀 더 근사한 소원을 빌지. 안타깝기 그지 없다.

3. 피리새가 되어 버린 호첸플로츠를 새장에 넣어진 채로 경찰서에 데리고 가지만 호첸플로츠임을 절대 믿지 않는 경관을 위해 호첸플로츠를 마법에서 풀려나게 하는데 마지막 소원을 빌고 만다. – 이렇게 안타까울 수가.

결국 다시 사람으로 돌아 온 호첸플로츠는 또 다시 다른 모습으로 <<호첸플로츠 다시 나타나다>>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단다.

이 책은 남편이 어린 시절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라며 옛날을 그리면서 산 책이다. 내용도 똑같고 그림도 똑같다며 어찌나 이 책을 사가지고는 좋아하던지, 내가 예의상 안 읽어 줄 수가 없었다. 이 책이 나온 것이 1962년이라고 하니, 오랜 시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책 중의 하나인 셈이다.(여전히 잘 나가고 있는 책이라는 가정 하에) 이렇게 어린 시절에 재미있게 읽은 책을 내 아이가 자라 읽어 주기를 소망하는 것이 부모의 맘일테고, 이 말은 옮긴이의 말에서도 그대로 나타나 있다.(이 책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라 할 수 있겠지?) 지금은 책이 워낙 많이 나와 있고, 그 책들도 너무 재미있는 것들이라 이 책이 정말정말 재미있는 1등 책이라 말하기는 뭣하지만. 술술 읽히는 정말 재미있는 책인 것만은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고, 시리즈 도서 2권도 마저 사 보고 싶은 맘이 든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리라 생각한다. 비슷한 마법의 소원이 나오는 <<영리한 공주>>가 여자 아이들의 취향이라면 이 책은 남자 아이들의 취향에 적합하리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