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참으로 고마운 이웃에게 감사를 드렸다.
아래층에 사시는 할머니가 위층에 새로 이사온 가족이 내는 소음, 특히 아이들이 내는 소리를 견디지 못하고 자꾸 자꾸 벨을 누르고, 엄마, 아빠는 그 상황이 한없이 고민스럽기만 하다.
너무 속상하여 “여기는 사람이 사는 집이지 생쥐가 사는 집이 아냐.”라고 외치며 눈물을 흘리기까지 하는 엄마를 보고 아이들은 정말 생쥐처럼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집안을 엉금엉금 기어다니거나 식탁밑으로 들어가 아무 소리도 안 내고 가만 있거나, 밥도 조금만 먹고 서로 귓속말을 하고 풀죽은 모습으로 지내게 된다. 외부의 힘에 의해 아이답지 못한 모습으로 생기를 잃고 살게 된다. 그런데, 항상 시끄럽던 윗층에서 들려와야 할 소리가 들려오지 않자 할머니는 궁금증이 생겨 견딜 수가 없고 그 소리를 듣기 위해 귀를 기울이다가 귀는 커질대로 커져서 결국 할머니의 침대 밑에 축 늘어지는 지경에 이른다. 할머니를 진찰한 이러쿵 저러쿵 의사는 다음과 같은 처방전을 내어 윗층 우체통에 넣어둔다.
아래층 할머니가 “못 들어서 생기는 병”이라는 병에 걸렸습니다.
이 병은 시끄러운 소리를 들어야 나을 수 있습니다.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은 마음껏 떠들 수 있게 되었고, 할머니의 귀는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오게 되었다는 멋진 결말의 이야기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우리 아랫집에 한 없이 미안했고 고마웠다.
요즘 거의 대부분의 집이 공동주택에 살고 있어서 층간 소음으로 크게 싸우고 심한 경우 이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의 주변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심심찮게 만난다.
우리 아래층은 내가 결혼 하기 전 우리 반 아이의 집이다. 결혼을 하면서 집을 구했는데, 알고 보니 반 아이가 그 아래층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로부터 지금 6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두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들이 뛰기 시작하면서 아무리 조심하라고 해도, 조심이 되지 않아 몸둘 바를 몰라 언제나 길에서 만나면 죄송하다고 머리를 조아리기 바쁘다. 이제 고2, 고3 학생을 둔 학부모의 마음은 얼마나 고될까 생각이 되지만, 아가들에게 아무리 조심하라고 해도 안 되는 부분이 있음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아주머니는 “우리도 사내아이 둘을 키웠는데요, 다 사정 압니다. 선생님 괜찮습니다. 너무 걱정 마십시오.”라고 하신다.
시도 때도 없이 새벽에 깨어 우는 작은 아이 때문에 혹시 아파트에서 추방(?)되지나 않을까 고민하면서 죄송하다고 하면 위, 아래층 이웃들은 “아고, 괜찮습니다. 애들이 우는 걸 어떻게 합니까? 그게 우리 힘으로 됩니까? 그런데, 시끄러운 것보다 어디 아파서 그런 것은 아닌가 걱정이 많이 되는데, 괜찮습니까?”하고 말씀 해 주신다.
좋은 이웃 만난 복으로 큰 걱정없이 살고 있지만, 나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자꾸자꾸 미안하다.
이 글을 아이들과 함께 읽고 뒷이야기를 상상하여 보았다. 실제 이야기의 결말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를 생각해보며 아이들과 뒷이야기 상상하기를 해 보는 것은 참 재미가 있다.
***할머니는 수술을 하기로 결정을 하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아이들은 진심으로 할머니의 수술이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을 알고 할머니는 그 동안 아이들에게 심하게 한 자신을 반성하면서 아이들의 소음을 이해하게 되었단다.(소윤)
***숲 속 요정이 할머니에게 귀가 작아지는 약을 지어주었다. 약을 먹고 착하게 살지 않으면 다시 귀가 커질 것이라고 알려주는 요정의 말을 듣고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마음껏 뛰어놀아라 말씀하신다.(소희)
***귀를 낫게 하는 약을 사려면 1000만원이 든단다. 그래서 12개월 할부로 약을 샀다고 적은 아이도 있었다.(아이답지 않나? 너무 아이답나???)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직접 느끼고 있는 우리들에게 이웃에 대해 좀 더 배려하는 마음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알게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