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옛이야기가 신비스럽게 다가옵니다.

연령 5~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8년 9월 4일 | 정가 12,000원

바바야가! 이름이 참으로 독특하지요?
바로 러시아의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이름이라 그런가 봅니다.
러시아의 얘기를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꼭 우리네 전래동화 같은 이야기라 호기심 가득 안고 읽어보았답니다.
큼~직한 책 크기에 놀라고~ 어두운 색조지만 웅장하고 섬세한 그림에 또 한번 놀랐답니다.
정면에서 바라보는 그림보다는 위에서~ 옆에서 바라본 듯한 그림의 각도가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바바야가는 어릴때부터 남들과 다른 외모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습니다.
그래서 마음의 상처도 많이 받았던거 같습니다.
끝내 친구들과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부모에게도 쫒겨나는 신세가 되지요.
믿기진 않겠지만 자기 개 멍멍이도~ 아이들도~ 잡아먹어 버립니다.
그 놀라운 일들로 바바야가는 모두에게 버림받고 어둠의 숲에서 살게 된답니다.
바바야가가 비록 잘못을 저질러서 사람들에게 따돌림을 받지만… 그래서 .. 사악한 인물로 그려지지만.. 전 그런 바바야가가 괜시리 불쌍하고 애처롭게 느껴지네요. 사람들이 그렇게 바바야가를 외롭게 만들지 않았다면 아이들을 잡아먹는 식인귀가 되지는 않았을텐데 말이죠.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하고 그래서 그 왕따 당한 아이가 다시 다른 아이들을 자기가 당한것처럼 똑같이 괴롭힌다는 기사를 메스컴을 통해 자주 들을수 있지요?
그런 기사에 등장하는 아이들이 제 맘엔… 꼭 바바야가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 한구석이 스산해지는 느낌 지울 수 없네요.

이렇게 바바야가는 세상과 담 쌓고 어둠의 숲에서 살면서 ‘자글자글 어린애 구이집’을 차립니다.
말그대로 어린애로 여러가지 요리를 해서 파는 식당인거죠.
5살 큰애를 위한 책으로 마련했지만…
내용이 어째 잔인하게 흘러가는게 마음에 좀 걸렸답니다.
하지만.. 울 꼬맹이…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네요.
음… 너무 자연스레 받아들이는것도 쪼금 그렇긴 하지만..
아이는 전체 스토리가 진행되는게 더 흥미진진한지… 제 품에 안겨 읽어주는 내용을 무서워 하면서도 끝까지 듣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예상대로 손님이 올리가 없겠지요?
바바야가는 그런 상황으로 인해 더더욱 심술궂어 집니다.

그러다 바바야가는 먹을게 없어 동생 응가야가에게 연락을 합니다.
응가야가는 유일하게 바바야가랑 연락하고 지내는 동생이라지요.
응가야가는 이름을 계모라는 뜻을 가진 마라트르로 바꾸고 의붓딸인 미에트를 바바야가에게 심부름 보낸답니다.

어린 미에트는 새엄마의 심부름을 어쩔수 없이 가야하지만..
귀여운 두꺼비에게 뽀뽀해준 댓가로 도움을 받습니다.
두꺼비가 가지고 가라는 세가지를 가지고 바바야가에게 갑니다.
가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가는 미에트가 어찌나 애처러워 보이는지…
큰애도 미에트보고 가지 말라고 하면 안되냐구 저한테 그러네요^^
미에트가 도착한 이모의 집~
이야… 식당의 외모가 어찌나 독특한지.. 그리고 문을 열고 나오는 이모는 또 어찌나 무서운지~
커~다랗게 표현된 이모의 모습! 그리고 조그만 미에트의 모습에서 5살 건이는 엄마에게 무섭다며 안깁니다.
정말 아이들이 보기에 무섭게 보이도록 그려지고도 남은 그림입니다.^^

이모가 실과 바늘을 가지러 간 사이 미에트는 이모네 집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목욕물을 받아놓은 욕조를 보고 겁에 질려 얼른 도망칩니다.
도망칠때 도깨비가 가져가라고 일러준 세가지 물건과 고양이가 준 빗과 수건의 도움으로 무서운 개도~ 버드나무 가지도~커다란 대문도~ 넓은 강도~ 무사히 지나서 집에 돌아옵니다.
미에트가 바바야가 집에서 도망치는 도중에 만나게 되는 난관들을 헤쳐나가는 과정들이 건이는 제일 재밌다 합니다.
그 과정들속에 녹아있는 러시아의 전설들이 재미나게 다가옵니다.
우리네 전통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재미난 이야기거리와 같은 그런 소재들 덕분에 아이도 저도 책에서 눈을 떼지 못했답니다.
건이는 미에트가 도망치는 과정이 무서우면서도 재미났던지… 읽고 또 읽어 달라합니다.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어릴적 전설의 고향이 무서워 손으로 눈을 가리면서도 끝까지 봤던 기억이 났네요^^

어두운 톤이지만 고풍스런 그림과~
예날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느낌이 절로 들게 하는 그림속의 스크래치 기법들~
미에트를 따라오는 바바야가의 시선을 보고 있는 듯한 역동적인 그림들~
왼쪽에는 붉은 톤으로 쓴 글씨들과 오른쪽에 가득차 있는 그림들~
글 속에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글씨들의 변화무쌍한^^ 모양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을 고동치게 합니다.

우리네 정서와는 또 다른 재미와 느낌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바바야가!
너무 어린 아이들이 읽으면 살짝이^^ 겁을 먹을 수 있는 내용과 그림들이지만~ (멍멍야가 등에 포크를 꼽아 놓은 장면, 지글지글 어린애 구이집 간판에 표현된 그림, 바바야가네 집에 걸려있는 박쥐의 모습, 바바야가 집에 있는 사나운 고양이와 개 등등) 이국적인 이야기에 흠뻑 취해서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부분도 있기에 5살 건이는 재밌다고 합니다.
건이 또래의 아이들이라면… 이 책!
만나보면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해 봅니다.

아이보다 엄마인 제가 더 재미나게 읽은 이 책!
아직 만나보지 못하신 분들께 꼭 추천하고픈 마음 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