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군요.

시리즈 그림책 단행본 | 최승호 | 그림 이선주
연령 5~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7년 8월 10일 | 정가 10,000원

일단 아이들은 흥미를 보일 것 같아요. 복잡한 그림 속에 들어 있는 자그마한 그림들. 그리고 그 속에서 질문의 답에 해당하는 어떤 것을 찾아내려 애쓰면서, 그리고 정답을 확인하면서 ‘야호’를 외칠 수 있겠네요.

ㄱ : 강물은 누가 먹지?

ㄴ : 나뭇잎은 누가 먹어?

ㄷ : 동전은 누가 먹지?

… 벼락은 누가 먹니?(ㄹ), 메아리는 누가 먹지?(ㅁ). 불은 누가 먹는 거야?(ㅂ), 솔잎은 누가 먹나요?(ㅅ), 이빨은 누가 먹습니까?(ㅇ), 지렁이는 누가 먹을까?(ㅈ)…

그리고 답의 보기로 각 자음으로 시작하는 말들을 죽 늘여 놓았어요. 물론, 그림으로 다 찾아 볼 수 있게 되어 있고요. 3개의 자음을 제외하고는 답이 되는 경우는 보기 글 중 해당자음으로 시작하지 않는 단어들이 바로 답이 되었어요. 그리고 질문 중에 가장 답을 찾기 어려운 것은 ‘ㅎ’이었는데, 한 번 직접 맞추어 보시길.

하늬 바람은 누가 먹나? (하회탈, 해마, 호미, 호박, 허수아비, 후투티, 호랑나비, 호루라기, 해바라기 중 누구일까?)

일단, 해당 자음에 해당하지 않는 단어가 답이 될 가능성이 많은데, 보기 중에 그런 예가 없으니, 이 문제는 예외에 해당하는 세 개의 자음 중 하나가 되겠네요.

책을 다 읽고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유아들이 보는 책인 만큼 단어 선별에 조금 더 신경을 썼더라면(주위에서 쉽게 접하는 것들로) 하는 거예요.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자꾸 질문을 하는군요. 가령 ‘ㅎ’만 두고 보더라도, “엄마, 하늬바람이 뭐야? 엄마 후투티는 어떻게 생겼어?”가 나올 수 있겠군요. 피뢰침, 루드베키아, 만돌린, 크낙새, 타래과가 여기에 해당하겠네요. 뭐, 새로운 단어를 소개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면 마음이 편하기도 하겠지요.

한 번 읽고 만다면 큰 도움이 안 되겠지만, 혼자서 여러 본 보면서 답을 찾아 보기만 한다면 글자 공부에도 제법 도움이 될 책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아이가 엄마가 공부를 시키려고 하는 것을 얼른 눈치채게 하는 책이라 아이의 관심을 썩 받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살짝 들었습니다. 하지만, 엄마 맘에는 쏙 드는군요. (처음 읽으면서 우리 아이는 재밌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