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책이다. 회색 토끼의 마지막이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면 말이다.
토끼 공장에 갈색 토끼가 들어온다. 갈색 토끼는 그곳에 갇힌 것이 슬프다. 갈색 토끼와 같이 우리에 갇힌 회색 토끼가 말해준 이상향 ! 그곳은 어떤 곳일까 회색 토끼가 말해준 대로 상상을 해본다. 회색 토끼가 말하는 곳은 아무곳에도 없는 곳이다. 회색 토끼는 공장에서만 있었고 회색 토끼가 이상향으로 생각하는 기준도 없으므로 그곳은 회색빛이다. 그러나 갈색 토끼가 생각하는 곳은 흙냄새가 나고 바람이 있고 달빛이 있는 곳이며 당근이 있는 곳이다. 갈색 토끼는 이상향을 생각하며 행복해한다. 결국 회색 토끼와 함께 이상향을 찾아 회색 공장을 떠나는데….
힘들게 탈출을 하지만 두 토끼의 반응은 틀리다. 회색 토끼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두렵기만 하다. 갈색 토끼는 이리 저리 다니며 만족스러워하는데 말이다. 결국 회색 토끼는 공장으로 돌아가겠다고 한다. 공장 생활에 너무 오래 길이 들어졌기 때문이다. 회색 토끼는 공장으로 돌아가고 갈색 토끼는 자연에 자신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다른 친구들과 만나게 된다.
이렇게 슬픈 그림책이 있을까.. 회색 토끼가 공장을 돌아가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죽음이기 때문이다. 조금 더 참고 갈색 토끼와 자연 속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러기에는 회색 토끼는 공장 생활에 맞는 몸과 마음이 되어버린 것이다. 토끼만의 잘못은 아니다. 토끼 공장은 토끼의 야생성을 없애버린 것이다. 생명을 말살시키고 있는 것이다. 왜 우리는 자연을 함부로 대하는 것일까. 우리도 자연의 일부분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