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 아저씨, 안녕하세요?

시리즈 새싹 인물전 7 | 유타루 | 그림 김홍모
연령 8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8년 10월 2일 | 정가 8,500원
수상/추천 아침독서 추천 도서 외 1건

 조선시대 위대한 화가, 김홍도.

‘위인전’이라는 타이틀로 이미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나와있지만

비룡소의 새싹인물전 시리즈중 한 권으로 다시 만나는 김홍도는 참 신선합니다.

 

어릴적부터 무엇보다 그림이 좋아서 마음속에 화원이 되겠다는 꿈을 간직하고

오로지 붓을 벗삼아 수많은 위대한 작품들을 그리며 평생을 살다간 김홍도의 일생을

너무나 ‘위대’ 하다고  그저 감탄하며 들여다보기보다는

마치 지금이라도 우리곁에서 소리내어 웃고 이야기하며

커다란 종이 한장 펼쳐들고 근사한 그림 한 폭을 그려낼 것만 같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정다운 김홍도를 만나게 되는 그런 책이지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혼자 읽어도  좋겠습니다.

‘김홍도는 영, 정조시대를 살던 조선시대의 위대한 화가이며 작품으로는 …..’

라고 줄줄이 외운적이 없더라도 책 속에서 시끌벅적한 장터 힌복판 씨름판으로,

구비구비 기암절벽을 이루며 끝없이 펼쳐진 금강산으로,

수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임금님의 화려한 생일잔치 속으로,

붓을 들고 분주히 누비는 김홍도의 이야기를 읽으며

조선시대를 살던 화가의 삶을, 그 시대 사람들을 모습을 자연스럽게 만나게됩니다.

 

이 책이 특별히 정답고 즐거운 것은 김홍모작가의 근사한 그림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동양화풍의 우아함이 느껴지는가 하면 슬쩍 웃음이 흘러나오게 하는 발랄함이 가득하답니다.

궁궐이나 높은 신분의 사람들 삶대신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는 서민들의 생활을

정답고도 재미있는 시선으로 표현한 김홍도의 풍속화들이 그렇듯이

마치 만화 속 한 컷을 보고있는 듯한 등장인물들의 유머러스한 표정과 동작들은

위대한 화가 김홍도를 더욱 가깝게 느껴지게 하네요.

임금님과 함께 나란히 앉아서 어진 품평을 하고 있는 장면.

 

도무지 ‘임금님의 자세’라 보기어려운  엉거주춤하게 쭈그리고 앉은 정조와

임금님곁에서 아무런 긴장감없이 당당히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있는 김홍도의 모습은

실제로는 꿈에서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장면이겠지만

김홍도를 예술가로 아끼고 사랑했던 정조와

정조를 존경하고 섬기며 당당하게 자신의 예술세계를 나누고 의지했던 김홍도.

그렇게 친구같았던 두 사람의 그 특별했던 관계를 고스란히 담은 그림이 아닐까요.

 

“나만의 그림을 그려야 해! 김홍도만의 그림!”

결의에 찬 듯 가늘게 눈을 뜨고 입을 꽉 다문 어쩐지 익살스럽기도한 김홍도의 표정은

이제껏 어디에서도 만나보지 못했던 김홍도 모습입니다.

“김홍도 아저씨, 안녕하세요!” 하고 손이라도 흔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네요. 

완벽하고 근엄하고 위대하기만 하던 그저 위인전속의 인물 김홍도가

반갑게 인사도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편안한 사람으로 느껴지는 기분이랄까요?

그 아래쪽으로 김홍도의 그림이 좋아서 엄지손가락을 높이 들어 보이는 갓을 쓴 할아버지,

반짝 반짝 빛나는 눈으로 머리위에 커다란 하트를 만들어 보이는 분홍색 저고리 입은 아가씨,

모두 다 다정하고 흐뭇합니다.

 

풍속화첩속에 남겨진 그림들이 그대로 이야기속에 펼쳐지는 것도 신이나지요.

 

글도 저학년 아이들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어렵지 않은 말들로 잘 다듬어 썼습니다.

김홍도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고 난 후엔 뒷 장에 펼쳐진 실제 김홍도의 작품사진과 설명글도

흥미롭게 읽을 만 하네요. 마침 지난 여름부터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동안 전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김홍도의 풍속화첩 그림들을 전시중이니

시간내어 직접 그림들을 보러간다면 또 얼마나 좋은 나들이가 될까요.

꼭 김홍도의 그림이 아니더라도 조선시대 다른 화가들의 작품들도 새롭게 보게되지는 않을까요?

이 작은 책 한 권이 만들어낼 즐거움이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