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교차로 위에서

연령 11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8년 10월 20일 | 정가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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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탐정의 사건 노트 2 (보기) 판매가 9,900 (정가 11,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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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각한 건망증에 세상에 두려울 것 하나없고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유메미즈 기요시로씨가 아니, 명탐정이 또 사건을 해결했다. 나는 유메미즈씨가 좋다. 다른 탐정들처럼 매사에 진지하고 미친듯이 수사해서 밝혀내는 게 아니라 그냥 아이짱, 미이짱, 마이짱과 놀며 어느 새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그런 그의 방식이. 그리고 말하는 것이 귀엽기도 하다. 그리고 유메미즈씨는 가상인물이니까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뭐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이야기들을 모두 꾸며낸 작가는 정말 대단하다.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짝짝짝!!!! 그리고 그 속에 숨어있는 우리에게 해주는 말에도 나는 늘 감동한다.

  아이짱네 학교에는 네 가지 전설이 있다. 그런데 어느날 유령의 출현과 함께 그 네가지의 전설이 시작되었다. 트릭을 알 수 없는, 트릭을 알아내도 동기를 알아낼 수 없는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유메미즈탐정은 마키 선생님이 준 복권에 당첨돼서 온천 여행을 떠나버린다. 유메미즈씨가 떠난 뒤에도 이상한 사건들은 계속 벌어지고 결국 아이짱은 조커를 써서 유메미즈씨를 돌아오게 만든다. 그리고 돌아온 유메미즈씨는 이번에도 역시 사건을 말끔하게 처리했다. 하지만 경감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아니, 왜 이작가는 절대로 경찰과 메스컴에게는 이러한 내막들을 밝히지 않는 것일까?

  마키선생은 중학교 시절 교칙에 반항하던 학생이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교사가 되어 지금은 자신의 학생들에게 교칙을 강요하고 있다. 어릴 적 마키와 그 때의 모습을 부인하려는 지금의 교사가 갈등을 빚어내 또하나의 자신인 유령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고 사건의 중심인물은 소메이 요시노의 담임이었던 마에가와 선생은 그런 마키 선생을 도와주기로 했고 결국 둘은 세상을 상대로 하는 게임을 벌이게 된다.

  교사는 용서할 수 없는 직업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그리고 교칙은 교사들이 학생이 잘못 되었을 때에 변명을 하기 위해 만든 도구라고 한다. 이렇게 우리 편에 서서 학교를 비방해 주는 것은 정말 고맙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정말 교칙 없는 학교가 있다면 그 학교는 과연 원할하게 운영이 될 수 있을까? 그렇다고 정말 압박적으로 있는 교칙들을 지키고 싶은 의향도 없다. 학생은 공부가 직업이라는 길과 학생 시절은 어른이 되기 위한 준비과정일 뿐이라는 길에서 나, 그리고 나의 친구들, 그 외에도 나와 같은 부류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어른들과의 세대 차이,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정말 하기는 싫은데 그래도 공부는 잘하고 싶은 꿈…. 그 길고 긴 교차로에서 겪는 어려움을 이겨내야만 인생의 길을 똑바로 걸을 수 있다.

  잘나가고 이쁘고 놀 거 다 놀면서 공부도 잘하는 아이. 그게 우리들의 꿈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있어봤자 얼마나 있겠나. 그래서 우리는 그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와 놀기를 잘하는 아이 중에서 말이다. 이것을 교칙에 적용시켜 본다면 교칙을 잘 지키는 아이와 교칙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아이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교칙을 지켜야하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면 우리가 교칙을 위반할 일도 없다. 우리는 단지 그 안건이 나에게 맞지 않아서 지키지 않는 것이다. 가방을 들고 학교에 오라는 경우를 예를 들어 보자. 우리는 가방이 텅 비어있으니까 그냥 학교에 온다. 하지만 어른들은 학생이 가방도 없이 어떻게 학교를 가냐며 꼭 가방을 가져가게한다. 이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그리고 어른들의 일방적인 요구와 압박도 큰 문제다. 자신의 자녀가 좋은 대학에 합격해서 멋있게 살아가길 원하는 부모가 대다수이다. 하지만 개개인의 가치관은 다르다. 아마 몇백 년이 흐른다 하더라도 어른과 아이 사이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은 해결할 수 없는 숙제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어른들이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자신들도 전에는 우리와 같은 어린이 였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