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모습으로든지 자기의 색깔을 낼 수 있어요

연령 6~7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4년 6월 20일 | 정가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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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팬 할아버지 (보기) 판매가 9,000 (정가 10,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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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수업 참관. 아이들은 몇 개의 모둠으로 나누어 활동을 하는데, <엄마는 슈퍼맨 가족>, <엄마는 영화배우 가족>, <엄마는 요리사 가족> 등으로 나눈 모둠 중 우리 아이는 <엄마는 요리사 가족>에 있었다. 선생님이 질문하시길, “여러분! 엄마는 무슨 요리를 가장 잘 하세요?” 다같이 입을 모아 “계란 후라이이요~” 엄마들 ㅋㄷㅋㄷ! 아 그 시간이 새롭네.

비룡소 홈페이지에서 매일매일 퀴즈가 나오는데, 어느 날 본 퀴즈가 바로 이 책에 관한 거였다. 프라이팬 할아버지는 무슨 요리하는 것을 가장 좋아하느냐는.

아이들을 위해 달걀 프라이 해 주는 것을 가장 좋아하던 프라이팬 할아버지는 주인 아주머니가 사 오신 새 프라이팬에 밀려 눈물을 뚝뚝. 하지만, 바퀴벌레의 충고에 더 넓은 세상을 찾으러 떠나기로 맘을 먹는데. ‘새로운 세상에서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새, 표범, 원숭이, 타조, 엄마 잃은 꼬마 낙타를 만나고, 그리고 사막과 바다도 만난다. 폭풍우와 함께 거친 파도까지! 그리고 파도에서 어쩔줄 몰라하는 어린 새를 구해주고, 배도 구경하고.. 그러다 문어에게 손잡이가 붙잡혀서 꺾이기까지한다. 안 그래도 늙었는데, 오랜 여행으로 더욱 쇠약해진 할아버지는 던져진 모래밭에 꼼짝없이 누워 매일을 맞이하게 되는데.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모험 중에 만난 여러 친구들을 생각하고 그들의 안부를 걱정하기까지 한다. 그렇게 외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할아버지에게 폭풍우 속에서 구해 주었던 어린 새가 여러 동무들과 함께 날아 와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해님 가까이 모셔다 드리려 한다. 할아버지는 보다 더 해님 가까이 있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지금도 그곳에는 달걀 프라이를 아주아주 좋아하는 프라이팬 할아버지가 소중하게 알을 품어주는 새들의 보금자리가 있다는 사실.

유아들, 혹은 초등 저학년들 대상의 동화책이다 보니 모험이라는 것이 그렇게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아이들 수준에서는 프라이팬 할아버지에게 감정을 이입하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작고 보잘 것 없는 것들도 새로운 모습으로 자기의 몫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 간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공부인지.

이 책에 읽어주다가 얼마나 많이 졸았는지… 지금까지 읽어주던 화려한 그림책들과는 달리, 글씨는 크기는 하지만, 제법 양이 많아졌고, 그림도 단색으로 그려져 있고… 그래서 참 재미없다고 느꼈었는데, 새벽에 맑은 정신으로 읽어보니 또 느낌이 색다르다. 갑자기 이 책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