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제목을 접하고는 무슨 이야기인지 도저히 감이 와 닿지 않는걸 보면 역시 그림책을 읽을 나이도 아니고,
아이 역시 그림책을 보기엔 커버린 집이란 생각이 든다.
그림책이라는 걸 본지가 벌써 몇년전 이야기인지….
토미 드 파올라가 쓴 오른발 왼발의 앞부분에 ‘보브 할아버지께 바칩니다.’라는 구절이 있는 걸 보면 혹시 이건
작가의 자전적 동화가 아닐까 싶다.
손주가 태어나서 너무 기쁜 할아버지는 기꺼이 손주의 친구가 되고 세상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되어 주신다.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이름까지 할아버지 보브의 이름을 따서 보비라고 지어놓고 할아버지는 늘 보비와 함께
하시면서 세상에서 처음으로 하는 말이 할아버지 일수 있을 만큼 항상 함께 하신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이 흔히 처음 하는 말이 엄마인 까닭이 아이 눈을 마주 보고 ‘엄마가 안아줄게’ ‘엄마가
먹여줄게’ ‘엄마가 재워줄게’등 엄마가 엄마가 반복적으로 들려주는 따스한 느낌의 단어를 아이가 기억하기 때
문이라는 글을 언젠가 읽은 적이 있다.
보비에게 할아버지는 따뜻하고 기댈수 있는 가장 든든하고 미더운 존재였을 것 같다.
할아버지는 이세상에 내딛는 보비의 첫걸음을 함께 하며 손을 잡고 ‘오른발 왼발’소리에 맞춰 한걸음 한걸음 함
께 해주신다.
보비와 할아버지의 시간들이 마냥 행복할 것 같았을때는 이 책의 제목의 의미를 몰랐다.
할아버지가 쓰러지시고 보비가 태어났을 때 처럼 아무도 알아보지도 말하지도 움직이지도 못하게 되었을 때 조금
은 이 이야기의 제목을 이해 할 수 있고 앞으로의 전개를 짐작해 볼 수 있었다.
할아버지가 보비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말을 가르쳐 주셨듯이 보비가 이번에 할아버지에게 친구가 되어 드리고
걸음마를 가르쳐 줄 때 잔잔한 감동을 느끼며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이 이야기는 작가의 자전적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더 든다.
할아버지와 보비 사이에 흐르는 따스한 정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해서 읽는 내 마음까지 평화롭고 따뜻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