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즐거워~

연령 4~13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8년 12월 26일 | 정가 11,000원
수상/추천 동원 책꾸러기 추천 도서 외 1건

큰 아이를 낳고 아이가 말을 시작하니까 문득 제가 쓰는 말이 무척이나 단순하고 고정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가 말을 다양하게 접하고 이야기를 늘여보고 싶은 맘에 그림책읽기를 시작했습니다.

아이도 그렇지만 저도 그림책 읽는 재미를 알았지요.

그림책읽기는 이제 막 세상을 배우고 말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처럼 새로운 언어를 경험하는 듯 했어요.

그러다 작년 여름 큰 아이가 45개월 되었을 때 [말놀이동시집1]권을 만났어요.

이제껏 보던 그림책과 다르게 ‘동시’라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고 동시의 수가 많은 만큼 새로운 낱말과 의성어, 의태어등을 더

다양하게 접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말의 리듬과 말의 재미를 알고 짧더라도 글이 품은 뜻을 조금이라도 알았으면 하는 바램이었어요.

 

기발한 상상력과 위트가 있는 글, 그리고 그림을 보면서 아이들은 짧은 동시 속에 든 낯선 단어와 동물과 사물을 만나 관심을

갖고 관찰하기도 했어요.

바로 책읽기와 책놀이를 연결해서 재활용품으로 동.식물을 만들거나 다양한 미술놀이를 하고, 가족끼리 게임을 한다거나 동

시에 얼렁뚱땅 리듬을 섞어 노래를 지어 부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즐거웠고 차근차근 책놀이를 진행하면서 아이들의 모습에 때론 마음이 들뜨기도 했구요^^

그러다보니 1권 다음으로 2권, 3권을 계속 읽게 되더군요

 

[말놀이동시집4]권이 출간된 것을 보고 오랜 친구를 만나는 듯 반가웠어요.

최승호 시인의 동시는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사물에 대해 떠오르는 생각을 그대로 옮겨 적은 듯 편합니다.

그것이 쉬운 듯 하지만 말이나 표현이란 것이 소통내지 공감을 얻기란 쉬운 게 아닌데 말예요.

단순한 듯 하면서도 때론 기발하고

바른 듯 하면서도 때론 엉뚱한 최승호 시인의 표현이 고정된 생각에 자유분방한 즐거움을 줍니다.

 

[말놀이동시집4]는 <비유편>으로 ‘~처럼’이나 ‘~같은’ 조사를 이용해 비유하거나 상징하는 글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령 <가위바위보>라는 동시에서는 ‘가위같은 집게발을 내밀며’, <새>라는 동시에서는 ’음표같은 새들이 노래하네’라고 쓰

였고.. 비유된 부분은 다른 글자색으로 강조해 놓았습니다

‘말놀이’라는 책 제목답게 이번에는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동시들이 눈에 띄더군요

<해바라기> 동시의 해바라기(꽃)와 해바라기(양지바른 곳에서 햇볕을 쬐는 일)

< 쥐> 동시의 쥐(동물)와 쥐(몸의 수축으로 경련이 생기는 일), 그리고<매>나 <벌> 등의 동시가 있습니다

동시를 읽으며 아이들에게 같은 말이지만 다른 뜻으로 쓰이는 경우를 이야기 할 수 있었어요

(아직 아이들은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승호 시인의 재치에 웃게 됩니다.)

 

[말놀이동시집4]에서는 새로운 그림동시가 9편 있어요.

뿔이나 로봇, 왜가리, 자벌레 등은 시의 제목이자 내용이 되고 재치 많고 재미있는 그림이기도 합니다

<뿔>이라는 글자 에서 뿔모양을 연상해 볼 수 있었고 <궁금한 게>는 살아있는 게와 물음표 그림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책에 실린 <이메일을 보내러가는 달팽이들> 동시를 읽고 간단하게 달팽이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테이프 고정대와 여러 색깔의 색종이를 오려 달팽이의 모습을 표현한 것인데

달팽이집의 둥글고 나선형인 특징을 살려 아이들과 점점 작은 동그라미를 찾아 붙이면서 달팽이의 생태에 대해 다른 이야기

를 나눌 수 있고 실제 키우고 있는 달팽이의 모습을 살펴 보기도 했어요.

동시 속에 나오는 다양한 소재와 사물이 책놀이의 흥미로운 소재로, 활동으로 연결됩니다.

 

한참 놀던 아이가 연필꽂이에 있던 자를 뽑아 그 위에 악세사리 눈을 붙여놓고 ‘자벌레’라며 보여주더군요

이렇듯 어려워하지 않고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아이들의 놀이친구가 되어 주는 책입니다.

 

또한 말놀이 동시집은 읽을 때만 리듬이나 강약, 크고 작은 소리가 있는게 아니어서

<함박눈>이라는 동시에 살짝 한구절을 더해 얼렁뚱땅  즉석노래를 지어 불렀어요

음정, 박자 무시하고 노래하지만 아이들은 금방 글들을 머릿 속에 담아 흥얼거리고 흥이 나서 춤을 추기도 해요.

 

일반 다른 그림책도 그렇지만, 최승호 시인의 동시들은 언어를 풍부하게 하는 재주가 있습니다.

같은 말이어도 아이들의 입에서 종알거리는 말을 살아나게 해준다고 할까요?

우리 아이들 말 배울 때 많이 들려주고 또 많이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표현력을 키우고 정감있고 좋은 우리말이,

우리의 동식물등이 잊혀지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