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경제의 원리는 배우는 책

연령 9세 이상 | 출판사 고릴라박스 | 출간일 2009년 2월 27일 | 정가 9,500원

펠릭스는 돈을 사랑해….라는 제목은 상당히 직접적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류의 제목은 어떤 사람에게는 관심을 끌 수 있는 기폭제가 되지만, 나와 같은 사람은 그냥 스쳐가기 좋은 제목이다.  

나는 학습만화뿐만 아니라 보통 만화도 잘 보지 않는 편이다. 만화에 대한 거부감이라기보다는 만화보다는 다른 읽을거리를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만화를 읽는 기분, 그리 나쁘지 않았다. 내가 어른이 아니라 이 책을 읽을 만한 연령대였더라면 훨씬 더 재미있게 읽었을 것 같다. 이 책을 함께 본 친척들도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고들 말했다. 

펠릭스는 왜 돈을 사랑하게 되었을까? 정확하게는 왜 부자가 되고 싶어졌을까? 늘 절약하라고 말하는 부모님, 돈 때문에 다투는 부모님을 보면서 펠릭스는 집의 고민거리를 자신이 해결하는 방법으로 돈을 벌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이 만화의 원작을 읽어보면 펠릭스는 부자가 되면 힘있는 사람이 될 수 있고 자유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시작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출발했지만, 펠릭스가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버는 과정에서 돈과 경제원리를 하나 둘씩 알아간다. 펠릭스는 ‘부자’가 되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일을 시작하고 돈을 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부자’가 되고 싶어하지만, 왜 부자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펠릭스 역시 마찬가지다. 펠릭스와 페터가 어렵게 번 돈으로 아이스크림을 푸짐하게 먹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지만 단지 그 이유로 부자가 되고자 한다면 ‘돈을 제대로 쓰는 법’을 모르는 ‘돈만 있는 부자’가 될 것이다. 

그래서 펠릭스의 주변 인물들의 역할은 중요하다. 펠릭스의 아빠는 신문사 경제부에서 일하기 때문에 사회적인 문제로의 접근도 가능하다. 악기점 주인 아담 슈미츠나 빵집 주인 요한, 그리고 펠릭스와 페터의 사업에 함께 뛰어든 잔나의 조언도 많은 도움이 된다.   

신문발행소나 예금과 이자, 광고, 수요와 공급, 시장가격, 희소성과 가치, 부기와 용돈기입장 유로 등의 경제지식은 단어들은 생소하지만 쉽게 풀어 쓴 글과 그림 덕에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 뿐만 아니라 경제용어와 경제원리에 대한 정보만을 제공하는 책이라기보다는 펠릭스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기대되는, 이야기로서의 장점도 가지고 있다.  

함께 읽었으면 하는 책은, 학습만화가 아닌 “펠릭스는 돈을 사랑해’(비룡소)를 추천하고 싶다. 

“네가 돈 벌겠다는 걸 반대하지는 않겟지만 이 말은 꼭 마음 속에 새겨 둬.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사실을 말야.”(p.85) 

“사업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명심해야 할 원칙이 있어. 절대로 남들이 자기보다 멍청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 것!” (p.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