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투와르..널 만난 건, 최고의 선물이었어..

시리즈 블루픽션 4 | 수지 모건스턴 | 옮김 이정임
연령 11~2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2년 5월 1일 | 정가 9,500원
수상/추천 밀드레드 배첼더 상 외 7건

여든 넘은 할머니와 지금도 수제 맞춤복을 입고, 정해진 시간에 라디오를 듣는
어네스트…어쩜 어네스트의 집은 자신이 태어날 즈음…그러니까 어네스트의
아빠가 떠난 그때 즈음에서 시간이 멈춰 버린건 아닐까?

어네스트를 보면서…나는, 지금의 나를 본다.
나에게도…어느 순간 시간이 멈춰버린 듯 했다.
대학시절 좋아하던 음악, 결혼전 입었던 옷들.. 내 아이 눈높이에 맞는 대화..
어느 순간..난 어네스트가 되어 있었다.

청소년 권장도서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단숨에..난 어네스트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말았던 것이다.
나 스스로는 전혀 불편함을 느낀적도 없고, 당연하다 여겼던 일상인데..

가끔은 지루하기도 했지만, 그리고 가끔은…좀 외롭다고 여기기도 했지만..

익숙해진 일상에서, 굳이 친구를 찾지도, 곁눈질도 필요하다 느끼지 않았다

그런 나에게, 그리고 어네스트에게 빅투와르는 놀라운 세상을 열어주었다.

마치 어제까지도 내 옆에 있었던 애처럼….어쩜 그렇게 천연덕스러울 수 있을까? 

책을 보는 내내 이런 말이 입에서 쉬이 튀어나왔다. “얘! 너 참 변죽도 좋다~ 어쩜!”

열넷이나 되는 남매를 마치, 별일 아니라는 듯이 쉬이 키워내는 부모와
그 북적함 속에서도 서로 의지하며, 몫을 나눠가며, 때론 대안이 되어주는
남매들 속에서 자란 빅투와르는 마치 다른 별에서온 어린 왕자..아니, 공주?

빅투와르를 통해, 여든이 된 할머니 주머니 속 시계도 분침을 움직이기
시작했고, 어네스트도 다시 성장을 시작했다.

그와 함께, 내 마음속에 멈춰있었던, 아니..어쩜…사라질 뻔했던 감성도…살아나고 있었다

그리고, 어네스트는 무엇보다….어쩌면 평생을 놓칠 수도 있었을..생애 최고의 선물을 받게 된다.

자신이 버림받았을꺼라는 트라우마 속에 갇혀있던 어네스트가
용기를 다해, 티비를 통해 본 아버지란 인물에게 편지를 쓸 수 있게 되었던 것도..
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게 되었던 것도…
아버지로 부터, 아들에 대한 그림의 끈을 놓지 않게 해준것도..
빅투와르가 준 선물이었다.

참 오랜만이다..
책을 잃고, 행복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 것이..
그리고, 하루 종일..그 따뜻한 기분 때문에 보는 사람에게 웃으며 인사할 수
있게 된 것이…정말 오랜만에 느껴본..기분이다.
갑갑함과 삭막한 동굴속에 갇혀 있었던 나에게…
빅투와르는, 빛을 선물한…친구였다.

아마…난 한동안…아니, 조금 오랫동안…빅투와르 란 친굴….기억하며 지낼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