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모카신을 신고..

시리즈 블루픽션 33 | 샤론 크리치 | 옮김 김영진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9년 5월 15일 | 정가 17,000원
수상/추천 뉴베리상 외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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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엄마가 집을 떠났다면,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면..

아빠는 갑자기 이삿짐을 꾸려 먼 도시로 이사를 가자고 한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엄마에게로 가서 집으로 돌아가자고 설득해야겠지?

아빠에게는  다시 예전 집으로 돌아가자고 하고..

 

이 모든 일이 샐에게 일어났다.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던 집에서 뚝 떨어져 낯선 도시로 이사를 와야 했고, 웬일인지 여행을 떠난 엄마는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누구도 샐에게 명확한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 아니, 샐이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다만 이사온 마을에 사는 마거릿 아주머니에게 아빠가 자주 찾아가는 것이 눈에 거슬릴뿐이다.  다행히 샐은 전학온 학교에서 친구들도 바로 사귀고 평온한 일상을 보낸다.  친구들은 벌레나 곤충을 무서워하지 않는 샐을 대단하게 생각하고 좋아해준다.  샐은 피비라는 아이와 단짝 친구가 되어 집에 자주 놀러가는데 이상하게 그 집 사람들은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샐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찾아오셨다.  샐의 소원을 들어주시기 위해서.  샐은 비로소 엄마에게로 갈수 있게 되었다.  이제 가서 엄마를 데려와야지..  엄마는 아이다호주의 루이스턴이라는도시에 있는데 자동차로 며칠을 가야 할 정도로 먼 곳이다.  달리는 차 안에서 샐은 할아버지, 할머니께 피비네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꾸 집 주변을 서성이는 정신병자,  집 앞에 놓인 발신자 없는 쪽지, 피비 엄마의 가출.  그런데 이상하게 샐은 피비의 이야기 속에서 엄마와 자기를 떠올리게 된다.  샐의 엄마는 아빠와 샐을 무척이나 사랑했고,  흥얼거리며 노래한는 걸 좋아했고 블랙베리 파이를 잘 만들었다.  그리고 나무에게 블랙베리 입맞춤을 해주었다. 

 

피비의 엄마는 집으로 돌아와 뜻밖의 고백을 한다.  아들이 있었다고.  정신병자라고 생각한 사람은 다름아닌 엄마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무뚝뚝하기만 했던 피비의 아빠는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그 아이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매번 쪽지를 남겼던 사람은 피비 옆집에 사는 패트리지 할머니였다.  패트리지 할머니는 마거릿 아주머니의 어머니고 앞을 보지 못하신다.  할머니는 마이크(피비 엄마의 아들)가 피비의 오빠라는 걸 진작에 알고 계셨단다.  아마 할머니는 피비네 가족을 돕고싶으셨던것 같다. 

 

피비의 이야기가 끝나고 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았을 무렵 샐의 할머니는 의식을 잃으신다.  차 키를 내어주시는 할아버지.  샐은 조심조심 차를 몰아 루이스턴 시에 도착한다. 그리고 그 언덕에 올라  엄마가 탔던 사고 차량을 확인한다.  그제야 샐은 엄마가 다시 돌아올수 없다는걸 현실로 받아들인다.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그리고 샐과 아빠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된다.  다음 달에는  벤과 피비, 마거릿 아주머니 그리고 패트리지 할머니가 샐네 집에 놀러오신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엔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고 미스테리한 느낌마저 받았으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점차 의문이 풀리기 시작하자 피비 이야기 속에 담긴 샐의 이야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샐의 이야기에도  내 이야기가 감춰져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가슴이 먹먹하고, 아팠다. 

“그의 모카신을 신고 두 개의 달 위를 걸어 볼 때까지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마세요.”

작품을 읽으면서 샐의 모카신도 신어보고, 샐의 엄마, 마거릿 아주머니,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모카신도 신어보았다.  신기하게도 그 신을 신으니 그 사람들의 마음이 헤아려지고 이해가 되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겠지. 내 삶속에도 분명히 내 책임처럼 느껴지는 불행과 놓치고싶지 않은 행복함이 공존할 것이다.  그래도 각자 자기의 일정표가 있다는 걸 인정하고 삶을 받아들인다면 조금은 더 여유롭게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