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문제, 이렇게도 풀 수 있답니다.

시리즈 과학 그림동화 28 | 글, 그림 린 배러시 | 옮김 이연주
연령 4~9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7년 3월 30일 | 정가 10,000원

아인슈타인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말은 ‘상대성이론’일 것이다.
좀 더 기억을 더듬으면 그가 유대인이라는 것, 제2차세계대전시 사용한 원자폭탄개발에 참여했다는 점 등이 생각날 것이다.
아인슈타인에 대한 위인전 류의 책을 보았다면 아마도 그에 대한 더 다양한 정보를 갖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보기 전 우리 아이가 알고 있는 아인슈타인은 어떤 인물일까가 궁금했다.
아이는 벽포스터에서 보았던 국적을 제일 먼저 떠올렸다.
그의 국적은 미국으로 되어 있었다.
이 단편적인 정보를 가지고 이 책을 아이가 읽었다.
난 이미 읽은 후였고, 이 책은 아이 혼자 읽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 살짝 자리를 피해 주었다.

잠시 후, 아이는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달려왔다.

“엄마, 아인슈타인이 독일에서 태어났대요.  그런데, 벽포스터에는 미국이라고 되어 있어요.  어는 것이 잘못된 거에요?”

역시 처음부터 아이는 의문을 제기하며 이 책에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건, 아인슈타인은 원래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나중에 미국으로 국적을 바꿔서 그래.  유대인이었던 아인슈타인은 히틀러(히틀러가 누구인지는 아이도 알고 있고, 유대인 박해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릐 유대인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이사가서 살게 되었어.  우리가 이사를 가면 사는 곳이 바뀌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돼.  단지 소속된 나라가 바뀐거라 생각하면 돼.”
“아, 그렇구나.  그럼 이 책도 맞고, 벽포스터도 다 맞는 거네요.”

궁금증이 풀린 아이는 환한 얼굴을 하고 책을 들고 방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조용히 책을 읽은 아이는 이렇게도 수학문제를 풀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정말 있었던 일이 맞냐고 물어왔다.

그렇다.  이 이야기는 아인슈타인과 있었던 사실을 바탕으로 씌여진 그림책이다.
마지막 장에는 실제로 아인슈타인이 보낸 편지가 실려 있기도 하다.

수학이 제일 싫은 과목인 우리 아이에게 이 책은 수학에 대한 또 다른 흥미를 알려주었다.
또한, 유명한 학자였던 아인슈타인이 직접 답장을 보내주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아이는 놀라움과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아이는 이 책에 대한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한 아인슈타인의 편지 소동’

책의 내용으로 돌아가보면, 다분히 서구화된 사고를 엿볼 수 있다.
만약 우리나라였다면 아마도 아이들이 장난친다고 생각하고 편지는 쓰레기통으로 직행했거나, 아님 전달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은 미국이란 나라(물론 아인슈타인은 미국에서 태어나지도 자라지도 않았다) 와 열린 시민 의식에서 나 올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비록 아인슈타인이 이와 비슷한 편지를 받을 때마다 꼬박꼬박 답장을 해 주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어린아이의 장난으로 여길수도 있는 문제고 직접 문제를 풀어 답을 알려줄 수도 있는데 그보다 아인슈타인은 해결의 실마리를 알려주며 아이 스스로 답을 구하도록 독려해 주었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컸다.

평면적으로 알려진 아인슈타인이라는 인물에서 벗어서 다른 모습의 아인슈타인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이 책을 통해 건진 수확이다.

훌륭한 과학자로 불리우는 사람을 여러겹으로 포장해 출간한 책보다 오히려 이런 작은 일화를 아이들에게 소개해 줌으로써, 생생한 사실감과 함께 더 큰 감동을 받으리라 생각한다.

두껍고 딱딱하고 지루한 인물이야기에서 벗어나 색다른 이야기의 인물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 아주 즐거웠다.

여러분도 한 번 문제를 풀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