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삐사는 현대인에게 경종을 울리다.

연령 12~2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9년 2월 9일 | 정가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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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장 흔히 하는 말 중에 ’바쁘다’, ’시간없다’는 말이 있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하루에 최소한 한번씩은 이 말을 하고 살 것이다.
나 또한 그러하다.
매일 아침 남편과 아이를 깨우며 ’늦었다’, ’서둘러라’, ’시간없다’, ’바뻐’를 입버릇처럼 내뱉는다.
이 말을 하고 나면 금새 후회가 되면서도 어김없이 이 말들이 튀어나온다.

『모모』를 읽는 동안 이 말들은 자제하려 노력했다.
되도록이면 웃으며 더 좋은 말은 없을까 고민했다.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소설은 판타지적이면서도 그 안에 내포된 것은 심오할 따름이었다.
어린 소녀가 인류를 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황당하기 그지 없어 보이는 소설이 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다.
너무 많이 이야기 되다보니 오히려 이 책을 읽고 싶지 않은 거부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에 읽은 『시간퇴치법 』을 통해『모모』를 이제는 읽어봐야하겠구나 하는 강한 생각이 들었다.
내용도 모르고 단지 판타지 소설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거부하기에는 그 존재감이 매우 커 보였다.
그러던 차에 ’미하엘 엔데’ 의 작품을 살펴볼 기회가 왔다.
이전까지 읽어본 그의 작품은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이 전부였지만, 『모모』를 빼고 이 작가를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기에 지금이다는 생각으로 책을 손에 잡았다.

시간 도둑에 대한 말을 들었을 때, 나야 말로 시간 도둑에 지배를 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많은 시간을 허투루 쓰고 있었다.
반성의 시간이 필요했고, 때마침 그런 나를 다잡아줄 책을 만났다.
하지만, 그 책은 그저 나를 『모모』로 인도하는 길잡이에 불과했다.

『모모』는 작은 소녀의 이름이다.
참 예쁜 이름이면서도 뭔가 모를 미묘함을 풍기는 이름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힘없고 연약하게 생각되는 어린 소녀가 인류를 구한다는 이야기는 너무 황당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그 속을 깊이 들여다 보면 ’모모’를 제외한 인간 모두에게 보내는 강한 메시지가 담긴 소설이었다.
모두가 빨리 가려고만 하고 성공하려고만 하는 현대인에게 그럼으로써 잃어버리는 또 다른 소중한 시간이 있음을 말해 주고 있었다.

작가는 이 작품이 작가 자신의 상상속에서 빚어지지 않았음을 고백하고 있다.
어쩌면 작가는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관광안내원 이야기꾼인 ’기기’와 같은 모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에 쫓겨 이야기를 만들어내야하는 작가라는 직업의 특성상 창작의 한계에 부딪쳤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슬럼프 시기에 한 사람을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그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를 뒤돌아보지 않았을까?

시간을 효율적으로 아껴쓰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현대사회에서 『모모』는 꼭 그것만이 진리가 아님을 말하고 있다.
『모모』는 다시 한 번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고, 삶을 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갖게 했다.
그 시간은 결코 헛되이 흘려 보낸 시간이 아니었다.
오래도록 기억될 아주 소중한 시간으로 기억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