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 아직 아이가 생기기 전의 일이었어요.

서점에 들렸다가 우연히 유,아동 책 코너에 들러봤지요.  알록달록한 그림들이 어찌나 예쁘던지요.  와~ 하고 탄성이 저절로 나오더군요.  동시에 묵직한 뭔가가 머리를 누르는 것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책의 종류가 엄청나게 많아서요.  나중에 내 아이에게 저 많은 책을 다 읽어줄수는 없고, 어떤 책을 어떻게 골라서 읽어줘야 하나 하고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책 가격을 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이 비싸더군요. 또 책을 몇 권 펼쳐 읽어봤지만 좋은 책인지 아닌지 솔직히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그 때 그  경험은 제가 아이 책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아이 책에 관련하여 교육도 받고, 강좌도 찾아 듣고 보고 하면서 유,아동서의 중요성과 가치를 알게 되고 책의 매력에 폭 빠져버리게 되었지요.  그리고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자연스럽게 책을 접하게 해주었습니다.  엄마가 먼저 책을 좋아하고 아이에게 읽어주는 건 무척 중요한 것 같았어요.  아이가 가지고 노는 다른 장난감들과는 달리 엄마와 아이와 공감대를 이루며 같이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책은 책 이상의 의미를 가졌습니다.  한 권 한권 책장에 책이 늘어나면서 아이와의 추억과 이야기거리가 늘어갔습니다.  이밖에도 어릴 때부터의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말해도 부족하지 않겠지요.

 

저같은 경우는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고 아이들 책에 눈을 떴지만 모든 부모가 그렇게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리고 꼭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아이와 함께 책 속으로 풍덩 빠질 수 있게 도움을 받을 만한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책을 통해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방법이죠.  더구나 그 전문가가 먼저 아이를 키워본 부모라면 누구보다 내 마음을 먼저 읽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죠.  게다가 그 전문가가 나에게 전문 지식을 가르치려고 들지 않고, 동네 언니처럼 조근조근 쉽게 가르쳐준다면 얼마나 고맙겠어요?  

 

그런 전문가가 있더군요.  바로 임사라 선생님이에요.  몇 년 전부터 신문을 통해 일주일에 한 번씩 이 분의 독서 칼럼을 읽었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아이들 책에 대해서는 좀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선생님이 소개해주시는 책은 솔직히 몰랐던 게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분의 칼럼을 읽다보면 그 책이 너무 너무 읽고 싶고 재미있을 것 같은 거예요.  또 주제별로 정리해서 책을 소개해주시기 때문에 “아, 이 책을 이럴 때 이렇게 아이에게 읽어주면 좋겠구나.”하고 제 스스로 독서 계획을 세우게 해줘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어쩜 그렇게 글을 맛깔나게 쓰셨는지 칼럼 자체를 읽어가는 재미도 쏠쏠했답니다. 

 

그 때 그 칼럼들을 모아서 이번에 <내 아이를 책의 바다로 이끄는 법>이라는 책으로 내셨더군요. 제목을 보고는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전에 선생님의 칼럼들을  읽으면서 뭔가 일관된 주제가 있다고 느꼈었는데 바로 이 책의 제목이었습니다.  부모가 아이들을 책의 바다로 이끌어가기 쉽게 다리 역할을 하고싶으셨던 같아요.  그래서 소개하는 각 책의 매력을 먼저 부모에게 알려주고 그 책을 활용하는 간단한 팁까지 알려주었었나 보다 하고 짐작이 되더군요.  이 책은 물론 신문에 게재되었던 글들로 이루어졌지만 ‘가족의 사랑’과 ‘삶의 지혜’라는 두개의 커다란 주제로 구분되어 재구성되어있습니다.  그리고 글 사이 사이에 아이의 연령에 맞춰 독서를 지도하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나와있는데 선생님의 경험에 바탕을 둔 방법이라 그런지 아주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작가의 말’처럼 ‘무엇을 읽었는가’ 보다 ‘어떻게 읽었는가’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책에 대해 잘 모른다고 주저주저 하지 말고 친절한 독서지도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한걸음 한걸음 부모님부터 책의 바다로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럼 어느새 아이들은 부모님의 소매 끝을 잡고 바닷가에 함께 서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