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약한 이웃이여, 항상 귀를 조심하라.

연령 7~9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9년 7월 22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동원 책꾸러기 추천 도서 외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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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할머니 귀가 커졌어요 (보기) 판매가 10,800 (정가 12,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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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 소음문제로 싸움이 번져 범죄까지 벌어지는 세상에서는 충분히 공감하는 내용의 동화다. 12시가 넘은 시각에도 아무런 제재 없이 쿵쾅거리며 밤 운동을 하는 우리집 아이는 이 동화 속의 아이들에 비하면 행복한 세상에 살고 있다고나 할까? 조카가 지난번에 살던 집에서 이사한 결정적인 이유가 아이들 웃음소리에도 유별나게 반응했던 옆집 때문이었다. 여러 번 사과를 하고 아이들에게 주의를 줬음에도 웃음소리만 들려도 쪼르르 달려와 신경질 적으로 얘기하는 젊은 여자와 급기야 언성을 높이고 싸울 지경까지 갔을 무렵 이사를 했었다. 마지막 일주일은 정말 지옥 같았다고 한다. 곧 이사를 할 거라고 얘기를 했는데도 아이들이 조금만 웃어도 문을 쾅쾅 두드려대는 통에 부글부글 화가 치미는 걸 겨우 참았다고 한다. 그래, 너도 결혼해서 애들 키우면서 너와 똑같은 이웃 만나라는 악담이 절로 나왔단다.


이 책 속의 할머니가 딱 그 젊은 여자와 같다. 윗층 아이들의 발소리, 웃음소리에 어김없이 쫒아 올라와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간다. 심지어 할머니가 낮잠 자는 시간에 화장실 변기 물을 내렸다고 화를 낼 정도이니 제 아무리 두툼한 카펫도 아래층 할머니네 집으로 전해지는 소리들을 줄여줄 수 없었다. 급기야 위층 아이들은 집안을 네 발로 기어 다니기 시작했고 소곤거리며 이야기했고 밥도 조금만 먹었고 손가락만 움직이며 놀았다. 위층 소음이 사라지자 초조해지는 사람은 아래층 할머니였다. 귀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닌지 병원을 찾았지만 할머니의 귀는 정상이었다. 그 날 이후 위층 소리를 들으려고 귀를 쫑긋 세우는 건 물론이고 천장에 가까이 귀를 대기 위해서 의자와 탁자를 쌓아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할머니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귀가 점점 커져서 접시만해지다가 프라이팬만해지더니 마침내 바닥에 질질 끌릴 정도로 길어졌다. 할머니를 진찰한 의사는 ‘못들어서생기는병’이란 진단을 내리고 치료를 위해 위층 사람들한테 부탁을 하게 된다. 첫장에서 보여준 비좁은 집에서 살던 위층 가족들의 모습은 정말 안쓰러울 지경이었는데 큰 집으로 이사해서 좋아하는 가족들에게 아래층 할머니는 너무 고약스런 이웃이었다. 그런데 마지막에 아래층 할머니와 위층 가족들의 환한 얼굴로 끝을 맺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고약한 이웃이 될 지도 모를 당신…항상 거울 속 자신의 귀를 살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