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돼지 머시, 머시 같은 우리 아이들

연령 8~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9년 2월 13일 | 정가 7,500원

아침에 뜨는 해는 아주 밝지만,

사랑스러운 우리 머시는 더 밝다네.

다가오는 밤은 아주 어둡지만,

우리 머시가 환하게 밝혀 준다네.

 

머시가 잠들기 전 왓슨 부부가 불러 주는 자장가이다. ‘듣는 이의 뱃속을 따끈따끈한 버터를 바른 토스트를 먹은 것처럼(P.8)’ 만드는 이 노래만 보아도 포동포동한 돼지 머시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왓슨 부부의 사랑을 담뿍 받으며 자라는 머시의 모습이 그 나이 또래의 천진한 아이들과 닮았다. 여느 아이들이 그렇듯이 불을 끄자 갑자기 혼자 자는 것이 무서워지고, 살금살금 왓슨 아저씨 부부의 침대로 파고드는 그 모습이 밤에 혼자 자기 무섭다고 칭얼대는 아이들과 같다.

달콤한 꿈을 꾸며 단잠을 즐기다가 갑자기 침대가 있는 바닥이 반쯤 가라앉는 날벼락을 맞은 왓슨 가족. 홀로 무사히 침대를 빠져 나간 머시는 먹을 것 생각일 뿐 구조 요청은 안중에도 없지만, 본의 아니게(?) 위험에 빠진 왓슨 부부를 구출하게 된다. 모두 무사한 것을 축하하며 만찬을 즐기는 왓슨 부부와 이웃의 두 할머니, 소방관은 ‘영웅’ 머시를 위해 건배한다.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벌어지게 된 이야기를 긴장감과 유머 사이를 솜씨 좋게 오가며 풀어낸 글이다. 캐릭터들은 구체적이면서도 하나 같이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실제로 가끔 동물들이 위험에 빠진 주인을 구했다는 뉴스를 접하곤 하는데, 별다른 정의감 없이 정의로운 일을 해내는 머시의 모습이 마냥 천진난만하다. 이 작품에서 나름 악역을 맟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유지니아 할머니가 고집을 부리다가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마저 귀엽다. 등장인물들이 즐겁게 음식을 나누어 먹는 장면, 머시가 편안하게 낮잠을 자는 장면 등이 편안한  동화다.

입체적이고 생생한 그림은 기법도 훌륭하지만 인물들의 표정과 동작을 잘 살려 이야기에 생동감을 부여 한다. 색채의 사용도 조화로우면서 세련됐다. 우리 어린 아이들도 머시처럼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마냥 천진하게 자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