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속으로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205 | 글, 그림 이수지
연령 6~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9년 12월 21일 | 정가 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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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로 길쭉한 하얀 책을 받아 들고, 기대감으로 책장을 넘겨 보았다.  ‘동물원’, ‘나의 명원 화실’, ‘파도야 놀자’ 등 작가의 이전 작품에서 느낀 독특함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내가 읽은 이수지 씨의 작품들은 따뜻한 봄볕 같은 포근함이 아니라, 강하고 특색있는 그림, 책장을 덮은 후에도 이야기가 쉽게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 어떤 강렬함이 있었다.  사실 나는 처음 이 책을 읽고 나서 약간 혼돈스러웠다.  외로움에 지친 듯 쪼그려 앉아 있는 여자아이가 거울 속에서 친구를 발견하고 그 아이와 동일시 되는 기쁨을 느끼더니, 결국은 그 아이를 배척하고 거울이 깨어짐으로써 아이는 첫 장면과 마찬가지로 외로움과 혼돈에 빠진 듯 쪼그려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이 책의 첫 번째 느낌은 슬픔과 암울함 이었다.  이 책을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느낄 지 사뭇 궁금해 졌다.

 

글씨가 없는 그림책에 대한 낯설음 때문인 지, 아이는 책을 한 번 쭈욱 넘겨 보고는 별 말이 없다.  엄마가 읽어 준다고 하니 ‘글자 없는 책이라 읽을 수가 없다’고 한다.  아이와 함께 그림을 보고 그 느낌을 나누어 보았다.  아이는 나와 달리 여자 아이는 그저 ‘심심’할 뿐이고, 신나게 친구와 놀다가 헤어져 다시 ‘심심’하다는 것으로 받아 들이고 있었다.  아이에게는 두 아이가 손을 잡는 것으로 시작된 그들만의 놀이가 그저 활기차고 환상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았다.  두 아이가 하늘 높이 점프하고, 그래서 인지 긴 머리카락이 여러 갈래로 흩날리고, 검정과 주홍색 데칼코마니가 나비 형상을 그리며 화려하게 그려진 부분에선 해방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나는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처음의 슬프고 암울한 느낌에서 경쾌하고 밝은 쪽으로 책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따로 또 같이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많은 책이다.  역시 이수지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