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그림책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수지 작가의 ‘거울 속으로’를 만났다.
지난해에 발간되었던 ‘파도야 놀자’처럼 아무리 넘겨봐도 글이 없이 그림만 덩그라니 놓여있어서 어떻게 보면 재미가 없는듯 싶다가도, 또 어떻게 보면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담고있어서 다양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듯 싶다. 일단 글이 없이 그림만 덩그라니 놓여있는걸 보니 작가가 할 말이 너무 많았던 것은 아닐까! 또한 책의 크기가 보통 책과 다르게 긴 직사각형모양이라 흔하게 보는 책 사이즈가 아니라서 생경스럽고 독특하다.
신비한 판타지 세계로 여겨지는 거울 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그 속으로 들어가보자.조그만 소녀가 홀로 쭈그리고 앉아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인지, 아님 뭔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문득 고개를 들어 또다른 소녀를 발견하곤 너무 비슷한 모습에 놀라 당황하지만, 이내 함께 어울려 잘도 논다. 행복한 모습이다. 그러다 거울 속으로 들어가 하나가 되지만 서로 다른 모습으로 춤을 추기 시작하더니 토라지고 거울은 산산조각이 나고…. 결국엔 다시 혼자가 되어 처음처럼 쭈그리고 앉은 소녀의 모습만 덩그라니 놓여있다.
처음과 끝이 하나로 연결되는 다소 독특한 구조의 그림책으로서, 사람 사이의 관계가 보이는 듯도 싶다. 처음엔 누구나 혼자인 외로움에서 누군가를 만나 행복하다가 서로 엇갈리게 되고, 결국에 또 다시 혼자 남겨지게 되는 인간 관계를 닮은듯 싶어 조금은 씁쓸한 기분도 든다. 둘이서 영원히 행복했으면 좋으련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