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지님의 글 없는 그림책 “파도야 놀자”를 만난 이후로 두번째로 만난 글없는 그림책이다.
파도야 놀자에 나온 파도와 소녀, 갈매기의 몸짓, 동작들이 하나하나 무척 생동감 넘치고 새로웠기에 거울 속으로라는 신비한 주제로 어떤 그림의 세계가 펼쳐질지 몹시 기대가 되었다.
사실, 거울이라는 존재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일상이면서 동시에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대상이다. 나와 똑같은 생김새로 같은 세상 속에 있는 듯 한 또 하나의 나. 그 신비하고 환상적인 존재는 때로는 새로운 동화로 혹은 환상적인 영화 속으로 우리를 이끌어내는 소재가 되고는 하였다.
외로워 보이는 한 소녀가 있었다.
갑자기 반대페이지에 똑같은 소녀가 나타난다. 둘은 마주보며 장난도 치고, 재미있게 어울려 놀기 시작한다. 환상적인 데칼코마니처럼 둘의 모습은 닮아 있다. 그렇게 한참을 놀다가.. 가운데로 합쳐지더니..갑자기 사라져버렸다.
백지 속에서, 어디론가 사라진소녀를 찾고 있자니, 갑자기 다시금 슬며시 나타나는 소녀.
그리고 둘은 각각 춤을 추기 시작한다. 똑같은 춤인듯 하지만, 뭔가 다르다.
소녀는 다른 소녀를 흘낏 바라보고, 화를 내며 밀어버린다.
그러자, 와장창 깨져버리는 거울..
거울 속에서 소녀에게 무슨일이 벌어진걸까?
마치 나는 환상특급이라는 어릴적 봤던 특이한 환상 여행으로 떠나갔다 돌아온 느낌이었다.
거울 속에 갇혀진 세상, 시공간을 초월한 각종 신비한 이야기들..
이수지의 거울 속으로에서 나는 또다른 환상 여행을 다녀왔다.
엄마인 내가 보기에 소녀는 많이 외로워보이기도 했지만, 검은 색으로 그려져 있어서 그런지 좀 우울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우리 어린이들은 이 책을 보며 어떤 느낌을 받을까?
어? 똑같은 모습인줄 알았는데 다르네? 뭐지? 엄마, 무슨 일이 일어난거예요? 왜 그런 거예요?
하며 묻지는 않을까?
아직 어린 우리 아기 채성이는 가만히 책을 들여다볼뿐이다.
아기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
궁금해진 나는 그저 아기에게 거울을 내밀어 아가의 모습을 다시 보여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