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의 나, 거울 속의 너, 나와 너의 춤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205 | 글, 그림 이수지
연령 6~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9년 12월 21일 | 정가 19,000원
구매하기
거울속으로 (보기) 판매가 17,100 (정가 19,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10%↓ + 3%P + 2%P)
구매

  거울을 보면 당신은 무엇을 느끼는가?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은 때로는 나로 보이기도 하고 나를 닮은 다른 사람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일찌기 신화 속의 나르시소스는 연못 속의 자신의 모습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를 만나기 위해 물 속으로 뛰어들어 목숨을 잃는다. 이솝우화 속의 욕심많은 개는 개울 속의 개가 가진 뼈다귀가 부러워 짖다가 뼈다귀를 떨어뜨리고 잃고 만다.

  이는 곧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거나 반대로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을 싫어하게 되는 인간의 각기 다른 심리를 잘 보여주는 예이다.

  거울이 주는 이러한 미묘한 순간들을 그림책으로 승화시킨 작품이 바로 이 책이다. 그런데 그림만 있을 뿐 글이 없다. 글이 없다고 해서 이야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여백에서 의미를 읽었던 우리 선조들처럼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읽는 이마다 읽을 때마다 갖가지 이야기를 상상해낼 수 있고 읽어낼 수 있다.:

  외로움에 웅크린 소녀가 문득 고개를 들고 자신을 바라보는 또 다른 존재에 깜짝 놀란다. 살며시 두 눈을 가리고 다시 살펴보는 소녀. 소녀는 새침한 척 해본다. 메롱 놀려보기도 한다. 뭐든지 따라하는 이 친구가 소녀는 맘에 들기 시작한다. 소녀는 보란 듯이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러자 거울 속의 친구도 신나게 춤을 춘다.

  그리고 거울의 마법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차갑고 하얗던 방안의 공기가 노란 빛으로 주황 빛으로 따뜻하게 피어난다. 따듯하고 밝은 기운이 일어나 방 전체에 퍼지며 마치 나비인 듯 나방인 듯 날기 시작한다. 소녀도 한마리 나비처럼 가뿐해진다. 
  문득 소녀는 거울 속 세계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에 빠진다. 거울 속에서 다시 나와 춤을 추기 시작하는 소녀, 그러나 어느 순간 거울 속의 소녀가 자신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눈치챈다. 소녀는 갑자기 겁에 질린다. 그러자 소녀 앞의 거울은 무참히 산산조각나고 만다. 소녀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소녀는 다시 몸을 웅크린다.

  어린이들은 거울을 참 좋아한다. 어린이들이 거울 속의 모습이 자신인 것을 알게되는 나이가 언제일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거울 속의 모습이 나이던지, 나를 꼭 닮은 친구이던지 신기하고 황홀하기는 똑같을 것이다.

  책의 양면을 이용해서 거울과 거울을 바라보는 소녀 이미지를 구성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특히 거울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페이지는 환상적인 아름다움이 있다. 보면 볼수록 새록새록 좋아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