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메미즈 기요시로를 기억하라

연령 11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9년 12월 18일 | 정가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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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탐정의 사건노트 4. 마녀가 사라진 마을

 난 이런 탐정은 정말 처음이다. 탐정이라는 근사한 이름이 붙은 사람들을 보면 카리스마가 물씬 풍기는 풍채 좋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거기에 바바리코트와 중절모를 쓰고 굳이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척척 사건을 해결하고 싸움도 아주 잘한다. 멋있고 듬직하며 믿음이 간다.

 그런데 ‘유메미즈 기요시로’라는 탐정은 어째 명탐정이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게 엉뚱하기만 하다. 상식과 기억력도 없고, 게으르며 수다스럽고, 음식 앞에서는 물불을 안 가리고, 삐치기도 잘한다.

 하지만 앞전에 ‘백작사건, 유령사건, 섬이 사라진 사건’에 이어서 이번 ‘스키장 사건과 마녀 사건’도 모두 불가사의한 사건들이었지만 ‘유메미즈 기요시로’는 대수롭지 않게 해결해 버렸다. 분명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짝 붙어 긴장하며 따라다닐 때 ‘유메미즈 기요시로’는 온통 허점투성이이고, 빈둥거리기만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시작된 순간 이미 해답을 찾는 걸 보면서 정말 명탐정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의 이런 괴짜모습 때문에 괴짜탐정이라는 딱 어울리는 이름도 붙은 것 같다. 하지만 하나의 사건을 해결할 때마다 나 역시도 괴짜탐정의 팬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와사키 아이, 이와사키 마이, 이와사키 미이’에 이어 네 번째 쌍둥이가 되고 싶어졌다.


 제1부. ‘사라진 발자국과 유령의 스키 자국’에선 왠지 ‘야마모토 교헤이야마모토 히로시’ 형제가 이 사건과 연관되어 있지 않을까 라는 추리를 하면서 읽어내려 갔다. 역시 내 직감이 맞았다. 포인세티아 이층에서 둘이 내려올 때 ‘히로시’는 왼쪽 다리에 깁스를 하고선 ‘교헤이’ 뒤에 따라 내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스키 대회에서 ‘교헤이와 히로시’가 각각 왼쪽과 오른쪽에 스키를 신고서 2인 3각 경기를 할 거라고 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범인은 눈치 챘지만 그 방법이나 흔적까지는 몰랐던 것이다.

 그 둘이 눈 위에 유령 발자국을 만든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세상에~ 자세한 스키자국은 책을 보면 그림으로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 있다. 두 사람은 모두가 잠든 밤에 스키 대회 출전을 위해 어둠 속에서 연습을 했다. 같이 타다 8미터 높이의 떡갈나무에서 살짝 떨어져 한쪽 다리로만 나무 곁을 지났다가 다시 합체한 것이다. 그랬으니 그 자국만으로도 유령 발자국이라고 할 수 있었겠지!

 제2부. ‘마녀의 은신처

 난 이 사건에선 이야기 끝부분에 가서야 범인을 찾을 수 있었다. 조금은 오싹한 기분도 들었다. 추리게임에서 마네킹이 배달되고, 한 명씩 피해자가 생길 때마다 무섭고 떨렸다. 그러면서도 다음 피해자는 누구며 어떤 일이 벌어질까 기대가 되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잔인하고 슬펐다.

 어느 날 갑자기 가족 모두가 사라지자 혼자가 된 아이는 자라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해결과 함께 복수의 칼을 갈았으니 말이다. 어떤 사건에 대한 실마리가 주어져 있다 해도 추리를 하고 명쾌하게 해결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나도 꽤나 수수께끼를 좋아하는데 괴짜탐정을 따라가기에는 힘들다. 역시 탐정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조금은 허술해 보이고, 엉뚱해 보여도 사건만 잘 해결하면 되지 않겠어? 그런 의미에서 ‘유메미즈 기요시로’를 명탐정, 아니 괴짜탐정으로 인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