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듣고는, 장난꾸러기 생쥐가 벌이는 해프닝을 그린 이야기 인가 했다. ‘우리 선생님이 최고야’, ‘릴리의 멋진 날’, ‘난 내 이름이 좋아’로 친숙한 케빈 헹크스의 그림책이라니 기대가 된다.
이 책에 나오는 세 친구들, 체스터, 윌슨, 릴리는 저 마다 개성이 강하고 쾌활한 아이들이다. 체스터와 윌슨은 받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 목록이 같을 정도로 모든 점에서 비슷한 사이 좋은 아이들이다. ‘겨울에 눈이 내려도… 눈싸움도 싸움은 싸움이니까 하지 않을 정도’로 절친한 친구들이다.
이런 체스터와 윌슨앞에 릴리라는 ‘참 특이한’ 아이가 등장한다. 모든 것이 자신들과 달라서 꺼려지던 릴리가 형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두 친구를 구해주면서, 세 친구는 삼총사가 된다.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가고, 다른 점은 서로의 것을 배워가기도 한다. 이렇게 찰떡궁합 삼총사 앞에 또 다시 빅터라는 아이가 이사온다. 나비를 쫓으러 겅중대면서 뛰는 빅터를 커다란 바위 뒤에서 똑 같은 캐릭터 안경을 쓴 체스터, 윌슨, 릴리가 황당한 얼굴로 보는 것으로 책은 마무리 된다. 그렇지만 이 아이들이 금새 세상에 떼어 놓을 수 없는 사총사가 될 것이라고 추측하기는 어렵지 않다.
유아기의 어느 시기에, 아이들은 자신과 친구가 비슷하다는 점에 안정을 느끼고, 그 점에 기반하여 친구에 대한 애정을 키워가는 때가 있는 것 같다. 자기와 관계 맺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하면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비단 아이들만의 일은 아니다. 친구가 갖고 노는 장난감을 사달라고 하고, 신고 있는 신발과 똑 같은 것을 사달라고 하는 아이를 대할 때 물건을 갖고 싶은 내면에 친구와 공유하고 싶은 것을 갖고자 하는 소망이 있는 것은 아닌 지 한 번 더 생각해 볼 일이다.
또한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자신과 비슷한 친구뿐 아니라, 나와 모든 점에서 다르다고 생각하는 친구조차도 마음을 열고 사귀게 되면 좋은 점을 찾고,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체스터, 윌슨, 릴리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우는 기회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