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에 대한 추억 그리고 사랑

연령 6~9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3년 5월 2일 | 정가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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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발 왼발』의 저자 토미 드 파올라의 작품이다.
『오른발 왼발』에서는 할아버지에 대한 어린 손자와의 추억과 정을 그렸다면, 이번 작품은 반대로 할머니와 증조할머니에 대한 추억과 정을 담고 있다.
할머니와 증조할머니와 어린 손자가 함께 그려낸 이야기는 감동이란 말 외에는 다른 표현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다.

책을 모두 읽고 덮으며 10살이 된 아이와 함께 읽으며 나직히 속삭였다.
“감동적이다.” 
아이 또한 동시에 같은 말을 읊조렸다.

그러면서 나는 나의 할머니를 떠올렸다.
할머니와의 정이 애뜻했기에 그 추억을 일일이 더듬으며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에 가까워져 갔다.

요즘은 3대가 함께 사는 집을 찾아보기 힘들다.
모두 떨어져 지내며 가끔씩 모이는 집은 흔히 볼 수 있어도 이 책에 그려진 것처럼 함께 사는 집은 찾기 어렵다.
1970년대 초에 씌여진 이 작품은 아마 당시에도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에 할머니에 대한 정을 느끼게 하기 위해 이 작품을 쓰지 않았을까 생각되었다.
그렇지 않다면 점점 사라져 가는 대가족 제도의 장점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해 그러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이 21세기 까지 지속적으로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런 잊혀져 가는 정서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요즘 시대에도 조부모와 함께 사는 아이들이 있다.
하지만 그 상황은 매우 다르다.
부모가 떠나 버린 빈자리를 조부모가 대신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책에 그려진 정서와는 정 반대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을 읽고 나서 한 참 후에 이렇게 정반대되는 상황을 생각해 보았다.
부모와 함께 하며 조모, 증조모와 지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에 아이가 느끼게 될 감정 등에 대해 어른의 시각으로 들여다 본 것이다. 어쩜 이것은 작가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부분이었을 것이다.
이런 생각에 미치자 동화는 결코 어른의 시각으로 들춰보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렇게 나는 은연중에 어른의 시각으로 이 동화의 진정성을 벗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오로지 이 작품, 이 이야기에만 집중해 보았다.
조모와 증조모에 대한 어린 손자의 추억은 성장한 이후에도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토미 드 파올라는 이 작품에서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배제해 놓은 점을 발견하게 된다.
아마도 작가는 할머니와 증조할머니를 중심에 두고 그리다 보니 일부러 부모에 대한 부분을 의도적으로 배제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다른 책에서 접할 수 있는 부분이기에 작가는 작가가 하고자 하는 할머니와 증조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만을 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으로써 이 책을 읽을 아이들에게 더 확실하게 작가의 의도를 전달하는 효과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외동으로 크고 있는 딸 아이를 돌아보았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하는 조부모와 외조부모에 대해 생각이 어떠한지 궁금해졌다.

과연, 내 아이가 성장한 이후 아이는 조부모와 외조부모에 대해 어떤 감정이 남아 있을까?
나만큼 간절한 마음이 남아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