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품으로 만나는 동물들..

연령 6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9년 12월 4일 | 정가 18,000원

정말 멋진 책이었다.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표지의 ‘곰’을 보고 미술관이야기인데, 꼭 자연관찰그림책 같다고 느꼈는데, 책을 펼쳐 보는 순간, ‘이야~!!’하는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그런 면에서 개인적으로는 표지 그림이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펼치면 처음 나오는 것은 ‘여우’이다. 그것도 나무 탁자에 여우 얼굴과 꼬리가 달린. 빅터 브라우너의 작품으로 ‘여우식탁’이란다. 큼직한 판형의 책 두 페이지에 걸쳐 오직 그 작품 하나만 있다. 작품에 대한 설명은 ‘제목, 작가, 재료, 연도’그리고 ‘털이 있는 동물 여우’라는 것밖에 없다. 오롯이 작품만을 보게 해놓았다. 작품에 대한 상세 설명, 혹은 해당 동물에 대한 지식정보, 그리고 시대상황 등은 이 책의 끝부분에 따로 수록되어 있다. 이런 구성은 이 책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미술도록을 보는 느낌을 준다. 때로는 미술용어의 간단한 설명도 작품 아래에 나온다.

그림뿐만 아니라 조형작품,  디자인작품 등은 물론이고 시간과 장소를 막론하고 다양한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뒷부분을 보기 전까지, 오로지 작품만으로 아이와 즐겁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때로는 ‘양’을 보고 ‘멍멍이’라고 말하거나, ‘개’를 보고 ;고슴도치’라고 하거나 ‘까마귀’를 보고 ‘고릴라’라고 말하는 아이의 반응이 우습기도 했다. 작품의 재료나 기법이 너무도 다양해서 정형화된 이미지만을 알고 있는 아이는 그렇게 반응하는 것 같았다.

책을 넘기면서 아이는 새로운 작품이 나올 때마다 즐거워하기도 하고 깜짝 놀라기도 하면서 본다. 작품을 작품으로만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 다음, 뒷 페이지에 소개된 내용을 읽음으로써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백과사전 같은 느낌이 든다. 뒷 부분은 나 혼자 읽어보고 이 책을 다시 볼 때 간단하게 이야기를 끌어내보았다. 아이의 처음 관심은 그 작품이 어떤 동물인가 하는 것이었고, 두번째 관심은 무엇으로 만들었나 하는 것이었다. 그런 다음, 내가 해주는(사실은 뒷 페이지에 소개된) 이야기를 들으면서 작가와, 시대적 상황, 그 작품이 만들어졌을 때 해당 동물들이 어떤 존재였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재미있어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에 대한 소개가 나오는데, 아이가 살면서 그 전시관이나 미술관에 갈 일이 없을 지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한번 가보자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인터넷 사이트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모아 같이 검색을 해보며 미술관 둘러보기를 했다. 워낙 전시관람에도 흥미가 있는 아이라 제법 많은 관심을 보인다. 게다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이 주제니 그 만족도도 높다.

어린 아이도, 초등 고학년도 모두 함께 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