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한 욕심은 그만..

시리즈 비룡소 전래동화 9 | 소중애 | 그림 오정택
연령 5~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0년 3월 5일 | 정가 16,000원
수상/추천 CJ 그림책 상 선정 도서 외 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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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는 오랜 세월을 전해 내려온 ‘힘’이 있다. 그 ‘힘’은 입말에서 입말로 옮겨지면서 첨가되고 삭제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 시대와 사회상에 맞는 이야기로 변화를 거듭하며 이어져 내려올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서양의 전래동화가 소위 ‘어린이 명작’이라는 이름을 달고 수없이 소개되면서 서양식 사고방식과 생활습관, 문화가 무비판적으로 수용된 감이 없잖아 있다. 어린 시절, 할머니 무릎을 베고 듣던 옛 이야기들은, 요즘의 사회구조-좁게는 가족구조-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더이상은 입말로 전해듣는 옛이야기들을 쉽게 만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지금 우리의 아이들에게 전래동화를 읽혀야 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런데, 어떤 전래동화를 읽힐 것인가. 전래동화가 입말이 아닌 글말로 정형화되면서 추임새처럼 들어가던 상황설명이 부족하거나, 듣고 상상하던 것이 그림으로 시각화되면서 그 상상력의 폭이 좁아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러한 것을 고려하여 전래동화를 골라야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마음만큼 쉬운 일도 아니다.

 

[단물고개]는 [구렁덩덩 새 신랑], [바리공주], [아씨방 일곱동무]에 이어 4번째로 읽는 비룡소의 전래동화이다. 글이지만 입말을 듣는 듯 자연스럽고 대화가 반복되는 느낌이 좋다. 그리고 그림이 조금 낯설고 단순한듯하면서도 색깔의 변화로 단조로움을 피하고 있어서 책장을 넘길수록 그림이 편안하게 여겨진다.

 

총각이 나무를 하러 나갈 때마다 쪼글쪼글 주름살 많은 어머니는 ‘호랑이 조심해라’, ‘점심 꼭꼭 씹어 먹고’라고 말한다. 지금 같으면, ‘차 조심해라’, ‘밥 제때 챙겨 먹고’ 이렇게 될려나? 보리주먹밥을 대롱대롱 매달고 나무를 하러 가는 총각과 늙은 어머니가 주고 받는 대화 속에 일상의 평화로움이 느껴진다. 돈도 많이 없고 부자도 아니지만 어머니와 아들은 그렇게 살면서도 행복했다. 그런데 이 총각이 여름날 고개를 넘어가다 ‘작은 옹달샘 하나만 있으면’좋겠다고 생각하자 어디선가 ‘뽀골뽀골뽀골’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총각이 발견한 옹달샘은, 총각의 목마름을 단숨에 날려주었는데, 이 옹달샘의 물을 팔아서 돈을 벌면서부터 총각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가진 것이 없어도 어머니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던 총각이, ‘돈’을 벌면서부터는 그런 작은 행복을 잃어버렸다. ‘조금 더’ 벌겠다는 욕심이 앞서다보니 늙은 어머니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돈을 벌 생각만 하다가 결국은 옹달샘마저 말라버렸다. ‘돈’이 사람을 변하게 한다더니 그 말이 딱 맞나보다. 이 이야기의 결말은, 결국은 총각이 어머니가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라는 것이다. 욕심을 부리다 옹달샘마저 잃어버렸지만, 그가 돌아갈 곳은 결국은 어머니가 있는 집이었다. 총각은 그 후로 어머니와 예전처럼 행복하게 살았을까?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눠 본다면,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 요즘의 시각으로 보자면 총각이 옹달샘 물로 더 많은 돈을 벌어서 기와집 짓고, 비단옷 지어입고 나들이도 가고, 장가도 가겠다는 걸 욕심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만큼도 못하고 살았던 지난 날의 모습이 더 무능해보이기도 한다. ‘돈’이 최상의 가치가 되어버린 듯한 요즘 세상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돈’때문에 소홀했던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