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구성과 시도

시리즈 비룡소 전래동화 11 | 임정진 | 그림 임향한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7년 7월 13일 | 정가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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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부리 영감 (보기) 판매가 12,600 (정가 14,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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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부터 책읽기를 좋아했던 나는 항상 책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고향에 서점이 없어서 학급문고를 통해서만 책을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학기만 되면 신이 났다. 새로운 책들을 만날  생각으로 들뜨기도 했다. 그때는 참 전래동화가 많았던 것 같다. 세계명작이니 하는 책도 구하기 어려웠고, 귀신을 너무 너무 무서워하지만 전설따라 삼천리류의 이야기책도 많이 읽었던 것 같다. 지금처럼 대량으로 책이 쏟아져 나오고 도서관이 잘 되어 있었다면 유년기를 좀 더 알차게 보냈을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더불어 아마도 그 시절, 책이 항상 부족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책을 즐기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더불어 든다.

우리의 옛이야기들을 읽다보면 반드시 교훈을 얻을 수 있는데, 혹부리 영감은 선한 사람은 복을 받고, 악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내용을 전해준다. 혹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과 확실히 다르다. 내 얼굴에 혹이 달려 있다면 다른 사람들이 자꾸 쳐다볼테니 사람만나는 것이 좀 부담스러울 것도 같다. 하지만 이 책의 명랑한 혹부리 영감은 여러 사람을 노래로 즐겁게 해주고, 심술쟁이 영감은 사람들을 싫어하고 멀리한다. 어른이 되어선지 다른 사람들로 부터 이런 저런 시선을 받고, 자기는 남과 달리 혹때문에 고생해야 하니 심통이 날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비룡소에서 나온 혹부리 영감을 읽다보면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혹부리 영감과 두가지 점에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우선은 이야기 구성이다. 길게 설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옆에서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하다. 그래서 글의 맛깔스럽고 생생하게 전해진다. 또 하나는 그림이다. 대부분의 출판사의 그림들은 혹부리 영감의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그리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른 사람들 또는 자연과 어우려서 그려지며 그래선지 혹부리 영감도 그저 보통 사람(?)처럼 느껴진다. 아이들이 혹시나 혹이 있는 사람을 보더라도 혹부리라고 놀리지 않을 것도 같다. 이렇게 옛이야기에 대한 새로운 접근은 책읽기에 대한 즐거움을 배가 시켜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