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없는 오기의 모습은 유쾌했어요.

연령 10~13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0년 4월 6일 | 정가 8,000원

주인공 소년 오기 쿠더는 좀 특이합니다. 옷차림도 제멋대로이고 이상한 소리도 잘 내지요. 체크남방에 줄무늬바지, 실로 직접 떠서 만든 운동화끈. 기분이 좋으면 “푸르르르룹”같은 소리를 내고 대답을 할 때도 “얍”거립니다. 성격도 특이해서 작문 시간에 엉뚱한 대답도 하구요. 또 조금만 불안해도 “갉각”을 하고 싶어한답니다. “갉각”은 오기가 만들어낸 갉다와 조각의 합성어래요. 바지 뒷주머니에 슬라이스 치즈를 넣어 적당히 뜨듯한 온도로 만들어 끈기를 가지게 한 후 이빨로 갉아 미국의 주 모양들을 만들어내는, 오기의 취미이자 장기라고 할 수 있네요. (그런데 “갉각”이라는 단어의 뜻이 책 바로 앞쪽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처음엔 그 뜻을 몰라 책을 읽으면서 궁금하고 답답했어요..)

 

오기는 특이한 점, 남과의 차이때문에 학교에서는 그리 환영받는 존재가 아니예요. 이웃에 사는 여자친구와 그 무리는 대놓고 따돌림을 하는데, 오기는 주눅들거나 개의치 않습니다. 오기의 건강한 성격을 엿볼 수 있었구요. 엉뚱하지만 그늘없는 오기의 모습은 유쾌했어요.

 

TV 쇼에서 특이한 장기를 가진 아이를 뽑아 할리우드로 보내주는 예선을 하게 되는데, 우여곡절 끝에 우리의 오기가 뽑히게 되지요. (오기는 바랬던 것이 아닌데 일말의 소동을 통해 그렇게 됩니다.) 할리우드에 너무나도 가고 싶었던 이웃집 여자친구(소동을 일으킨 장본인)는 오기의 매니저를 자청하며 자기도 할리우드에 따라가려고 하지요. 오기가 예선을 통과하면서 학교는 물론 동네에서도 알아주는 스타가 됩니다. 그런데 본 방송 녹화도 되기 전에 오기의 옷차림과 갉각 등이 알려지게 되어 차별성을 잃게 된다는 생각에, 매니저 친구와 (청하지도 않은) 기획사 형이 오기의 모습을 바꾸려 들고 오기에게 무리한 갉각을 시키게 되는데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변해가는 상황 속에서 오기는 힘들어하지요. 마침내 자신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면서 오기는 비로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참다운 행복을 느끼게 된답니다.

 

환영받지 못했던 오기이지만 슈퍼스타가 될 수 있었던 건, 갉각의 재주도 재주이지만 선한 마음씨와 용기, 순수한 마음 등을 가졌기 때문에 결국은 그것을 주변 사람들이 알아주게 되면서이지 않을까 해요. 따돌림에 의기소침하거나 주눅들지 않고 잘 극복해내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며, 혹시나 그런 일로 힘들어하는 친구들도 잘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래봐요. 그리고 나중에 잘못을 깨달은 따돌렸던 친구들의 모습에서도 많은 교훈을 얻길 바래요. TV 스타와 같은 매력적인 겉모습에 현혹되어가는 아이들에게 진짜 자신의 모습으로 사는 것이 행복한 길임을 알게 해주었던 점도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