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의 대비가 큰 바탕을 이루지만 빛과 상상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듯한 노란색의
대비가 아주 강한 느낌이었습니다. <파도야 놀자>에서는 파도가 아이의
마음과 상상의 세계를 잘 표현해주었다면, 그림자 놀이에서는 그림자를 통해 아이들이 상상하는
세계를 잘 보여주고 있네요. 아이들과 당장이라도 그림자 놀이를 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책입니다. 첫 장에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그림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현실 세상과 완벽하게 대칭되는 그림자의 모습이네요.
그러다가 아이가 상상의 세계로 조금씩 조금씩 빠져들게 됩니다. 아이의 상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그 색이
바로 노란색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아이에게 “왜 저 아이의 손의 그림자가 새로 변했을까?”
라는 질문에 큰 아이는 “아마 날고 싶은가봐요.” 작은 아이는 ” 새를 좋아하나봐요.” 라는
대답을 하네요. 그리고 다음 장을 넘기라고 재촉했답니다. 다음 장면이 정말 궁금해지는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점점더 책 속 아이의 상상의 세계는 깊어만 가네요.
아이는 점점 그림자의 나라 속에 빠져들어가고 있답니다. 아이들이 가장 신기해하며, 어쩌면
긴장하기도 했던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들도 단지 그림자 놀이를 즐기긴 하지만
그 그림자들이 사는 세계에 대한 생각을 해 보지 못했나 봅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저 나름대로의 그림자 나라에 대한 상상에 빠져 보았답니다. 큰 아이는 마법의 세계로
작은 아이는 기차나라의 세계로… 저마다 자기들이 가고 싶어하는 세계를 그리며
그림자 나라를 상상해 보았답니다. 하지만 작가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답니다.
딸깍이란 단어로 깜깜해진 암흑세계에서 그림자 나라는 그냥 끝일 줄 알았지만
또 한 번의 반전 딸깍이란 단어의 재등장과 함께 그림자들의 세계는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계속 존재한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있답니다. 정말 상상의 끝은 없는 듯 보입니다.
아이들과 그림을 통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멋진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파도야 놀자>를 다시 꺼내어
아이들과 남은 추석 연휴를 상상의 바다 속에 푸욱 빠져 보아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