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 이번에는 우주로~~~

연령 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0년 9월 30일 | 정가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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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위니와 우주 토끼 (보기) 판매가 11,700 (정가 13,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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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위니 시리즈의 신간은 아이의 레이더에 반드시 걸려들게 되어 있기도 하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실패할 확률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그림책이다. 공들여 고른 책이 아이에게 외면당하면 마음이 쓰려서 자꾸 들이밀어 보는 그 기분을 아는 사람이라면 안정적인 이런 이야기들을 무시하기 어려워진다.


마녀 위니 시리즈의 열한번째 그림책 <마녀 위니와 우주 토끼>. 뒤표지에는 앞서 출간된 열권의 마녀 위니 시리즈의 표지그림이 나와 있다. 시리즈들을 한곳에 모아놓고 보니 딱히 재미없다고 빼놓을 책이 없다. 물론 가장 마음에 드는 책을 꼽으라면 <마녀 위니의 겨울>이다. 겨울이 오기도 했고 우리 아이가 ‘12월=크리스마스’라고 생각하듯 아이들이 기다리는 크리스마스가 들어있는 12월이기도 하니 그림책 속에 숨어있는 산타할아버지를 찾아보는 재미 또한 추천의 이유다.

      

요술지팡이와 마법주문만 있으면 세상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릴 것 같은데 위니는 알고 보면 허점투성이 마녀다. 아이들도 다 알만한 황당한 사고를 저질러 놓는다. 요술지팡이를 세탁기에 넣고 돌려버리기도 하고 컴퓨터에 마법 주문을 저장해놓고는 마녀의 상징인 요술지팡이와 마법책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한다.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윌버를 알록달록 고양이로 만들어버리는 고약을 떨기도 하지만 엄마를 잃어버린 아기용의 엄마를 찾아주느라 밤을 세기도 한다. 종잡을 수 없는 악동의 이미지 혹은 건망증에 자주 깜빡깜빡하는 내 모습을 보는 듯도 해서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가 바로 마녀 위니다.


“윌버야, 나도 우주에 가 보고 싶어. 정말 신날 것 같지 않니?”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보고 있던 위니의 이 말 한마디로 위니와 윌버의 우주여행이 시작된다. 요술지팡이 하나면 안되는 게 없으니 금방 뚝딱 로켓을 불러낸다. 로켓이 대기권을 벗어나 마음에 드는 별에 내려앉는데도 지구와의 어떤 교신이나 과학기술도 필요가 없다. 마녀 위니니까..^^ 그렇게 아담하고 예쁜 별을 골라 내려앉아 소풍 바구니까지 꺼내놓고 즐기려는 순간 괴상한 식성을 가진 우주토끼들이 등장한다. 위니의 소풍 바구니 안의 맛난 간식거리들을 죄다 뱉어낸 우주 토끼들이 드디어 입맛에 딱 맞는 것을 발견한다. 바로 위니의 우주선이다. 놀라서 다급해진 위니는 토끼들이 좋아하는 당근과 상추 비를 내리게 하지만 우주토끼들의 식성은 지구토끼들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마침내 우주토끼들이 좋아하는 쇠붙이들을 만들어 시선을 돌린 후에 쇳조각들을 모아서 ‘삐걱삐걱 철겅철겅’로켓을 만들어 지구로 귀환한다. 위니네 정원에 내려앉으며 “역시 집이 최고야.”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 위니와 로켓에 딸려온 우주토끼가 로켓을 먹어치우고 있는 모습을 걱정스레 바라보는 윌버의 모습은 바로 마녀 위니식의 엔딩이다. 물론 뒷수습은 위니가 하겠지?^^


그동안 지구 안에서 마녀 위니가 펼치는 마법의 세계만으로도 성에 안 찼을까? 이번에는 시선을 우주로 돌려서 태양계 행성들도 사이드 메뉴처럼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2006년에 태양계에서 퇴출된 명왕성까지 친절하게 올려주신 이유는 뭘까? 한번 준 마음을 쉽게 거둘 수가 없었을까? 이제 우주까지 날아갔으니 다음 마녀 위니 이야기의 무대는 어디가 될까 궁금해진다. 위니가 이야기의 무대를 무한상상 영역인 우주를 택하면서 상상력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 아니길 바란다. 위니, 굳이 우주까지 날아갈 필요는 없었잖아.~


쇠붙이들을 모아서 만든 위니의 귀환 로켓을 보니 또 다른 우주선 하나가 떠올랐다. <조르주의 마법 공원>에 매일 밤 출몰하는 xXx 행성에 사는 크자르볼로그들의 우주선이 바로 그것이다. 국자 숟가락 포크 프라이팬 거품기 토스터기 냄비 양념통들로 만들어진 이 우주선이 사실 위니의 우주선보다 더 탐이 난다.

<마녀 위니의 귀환 로켓 ‘삐걱삐걱 철겅철겅’>  <조르주의 마법공원에 출몰하는 우주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