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준]-노력과 인내를 보여주는 어린이들의 진정한 롤모델

시리즈 새싹 인물전 39 | 유타루 | 그림 이홍기
연령 8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0년 12월 13일 | 정가 8,500원

초등학교 저학년이 읽기에 적합한 위인전 시리즈인 비룡소에서 출간되고 있는 <<새싹 인물전>>은 코믹한 삽화와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특징입니다. 39번째 도서인 <허 준>에서도 이 시리즈의 특징이 잘 드러나고 있는데, 허준의 얼굴을 약탕기 모양으로 코믹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허 준이 명의였음을 그림을 통해서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새싹 인물전>>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특징은, 위인의 업적에 중심을 두기보다는 위인이 업적을 세우기 위해 노력했던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모델 역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준이는 고을을 다스리는 원님의 아버지와 노비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신분이 낮은 노비였습니다. 영특했던 준이를 딱하게 여긴 아버지 허론은 본래의 신분을 면할 수 있는 남쪽으로 내려가 새로운 삶을 살아보도록 권유하게 됩니다.
두류산(지리산) 산자락에서 약초를 캐며 어머니와 살던 허준은, 한 의원이 거의 죽은 것처럼 보이던 아이를 살려 낸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아, 의원이 되기를 결심합니다.

’세상에 사람 목숨보다 귀한 것은 없어. 아무리 돈이 많고 벼슬이 높아도 목숨과는 바꿀 수가 없으니까. 나도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의원이 되고 싶어!’ (본문 20p)

허준은 틈이 날 때마다 약초의 생김새와 이름을 써가며 공부한 끝에, 의원님의 약재 창고에서 약방지기가 되었고, 후에는 의원 옆에서 병부잡이가 되어 여러 병의 증세와 병에 맞는 치료법을 공부했습니다.
그 노력끝에 관리를 뽑기 위한 시험인 취재에 합격했고, 모두들 꺼려하는 혜민서에서 가난한 백성을 정성을 다해 치료하며 노력한 끝에 임금님을 돌보는 의원이 되었어요.
선조를 돌보며 틈틈이 의학 책을 보며 연구를 하던 허준은 중국의 의학 책이 틀린 부분이 많아, 잘못된 부분을 찾아 바르게 고치고, 새로운 내용을 덧붙여 <찬도방론맥결집성>이라 불리는 책을 내놓게 된답니다.

그 뒤, 나라 곳곳에서 전염병이 돌고, 백성들이 약 한번 쓰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 것을 본 허준은 누구나 읽을 수 있고 스스로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책을 쓰기 시작하였어요. 왜군들이 쳐들어와 내의원들이 뿔뿔히 흩어져 피난을 갔어도, 허준은 혼자 남아 묵묵이 책을 썼습니다. 주위에 쑥덕거림에도 꿈쩍하지 않고 연구를 거듭한 끝에 허준은 한글로 풀어 써서 백성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천연두의 예방법과 치료법에 관한 책 <언해두창집요>와 사고로 상처를 입었을 때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을 쓴 <언해구급방>을 완성했습니다.
선조의 죽음으로 귀양살이를 간 허준은 약 한 번 쓰지 못하고 눈을 감는 수많은 백성들을 떠올리며, 각 병의 증세와 처방을 빠짐없이 기록한 <동의보감>을 십육 년 만에 완성하게 됩니다. 신분이 낮든, 돈이 많든 적든 상관없이 사람의 목숨을 소중히 여겨 병을 치료하는데 온 정성을 쏟았던 허준의 <동의보감>이 출간된지 400주년이 맞이했다고 합니다. <동의보감>은 중국에서는 ’천하의 보물’이라 칭찬했고, 일본에서는 ’의원들에게 꼭 필요한 보배’라 하며 의학 교과서로 삼기도 했다는군요.

위인 <허준>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노비라는 신분을 뛰어넘어 의원이 된 점은, 자신이 처한 환경은 걸림돌이 되지 않으며, 노력을 통해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요. 조선시대에 신분제도는 계급이 낮은 노비에게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허준은 노비라는 신분에 연연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서 신분을 뛰어넘는 최고의 내의원이 되었습니다. 사람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고, 힘없는 백성을 안타깝게 여겼던 허준의 마음이 없었다면, <동의보감>은 탄생하지 않았을 거예요. 

<<새싹인물전>>은 허준의 인내와 노력을 통해서 꿈을 이룬 부분을 두드러지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권력과 명예보다는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을 위하는 마음, 생명의 소중함을 알았던 그의 마음을 전달함으로써, 어린이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허 준’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