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제삿날]-제사의 의미를 배워봐요

시리즈 지식 다다익선 37 | 이춘희 | 그림 김홍모
연령 6~9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1월 21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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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제사가 다 끝났는데 할머닌 왜 아직 안 오세요?” 

책 속의 민수가 아빠에게 여쭈어보는 장면을 읽으면서, 작은 아이를 떠올렸습니다. 증조할머니와 증조할아버지의 제사때마다 아이가 물어봤던 질문과 너무도 같았기 때문이죠. 책을 읽으면서 아이에게 제사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를 해 준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사 준비로 바쁘다는 핑계를 대어보지만, 의미도 모른 채 절을 하며 가족의 행사에 참여했던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이렇게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제삿날 할머니와 엄마가 준비했던 음식들을 설명하고, 제사의 의미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네요.

작년에 하늘 나라로 가신 할머니를 보고 싶어하는 민수에게 엄마는 제삿날이 되면 할머니가 오신다고 말씀하십니다. 할머니의 제삿날이 되자, 엄마와 작은엄마는 제사 음식 준비에 바쁩니다. 맛있는 음식 냄새가 온 집 안에 가득하여 먹고싶지만, 엄마는 할머니 제사를 지내고 먹어야 한다고 말씀하시죠.
별도 달도 없는 밤이 되자, 민수는 깜깜한 밤을 할머니가 무사히 오실 수 있도록 대문을 활짝 열어두고, 집 안 곳곳에 불도 환히 밝혔습니다. 제사상이 차려지고, 민수는 어른들을 따라 절을 하기도 하고, 아빠가 축문을 읽은 뒤에는 민구도 할머니께 쓴 편지를 읽었죠.
민수는 할머니가 언제 오시는지 궁금했지만, 할머닌 이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씀하십니다.

“민수야, 할머닌 이젠 우리 눈에 안 보여.”
“엄마가 제삿날에 할머니가 오신다고 했는걸요.”
“오시긴 오시는데, 우린 볼 수가 없어.”
“그럼 다시는 할머니를 못 보는 거예요?”
“우리는 할머니를 못 보지만, 할머니는 우리를 볼 수 있고, 제사 음식도 드셨을 거야.” (본문 中)

민수의 눈으로 보는 제삿날의 풍경이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제사 음식에 대한 설명과 의미가 TIP으로 설명되어 있는데, 아이들뿐만 아니라 제사 음식을 준비하는 내가 보아도 정말 알찬 지식이 담겨져 있습니다.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를 이어 주고,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한다는 뜻을 가진 향, 후손들이 조상의 뿌리로부터 나왔음을 알려 주며, 서로 강하게 연결되어 잇음을 뜻하는 밤은 제사의 의미를 가장 잘 담아내고 있는 거 같습니다.
어린시절부터 보아오고, 지금은 제사 음식을 직접 준비하고 있지만 제사상을 놓는 일이 참으로 까다롭고 어려워보였는데, 그림책으로 보여주는 제사상은 보기에도 편하고, 알기도 쉽습니다.
남자 여자가 절하는 방법과 제사를 지내는 순서가 이야기를 통해서 잘 묘사되고 있어요. 제사는 지방마다, 집안마다 지내는 방법과 순서가 많이 다르지만, 제사를 지내는 의미만은 같습니다.

<<할머니 제삿날>>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제례 절차를 재미있게 설명하고, 제사의 의미를 부각시킴으로써 어린이들에게 우리나라의 고유 풍습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제사 준비로 힘들고 지친 모습을 보여주었던 저의 부족했던 부분이 많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제사는 가족들이 모여 돌아가신 조상을 생각하고 기억하는 시간입니다. 복잡한 의식과 제사 준비에 대한 어려움으로 제사의 의미를 되새기지 못했던 부분들이 많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지들과 만나 돌아가신 분과의 소중한 추억을 나누고 기억하면서 가족간의 화합을 다지는 시간이라는 점을 다시금 다져야겠어요. 
앞으로는 제삿날 아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제례 풍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으로 갖도록 해야겠습니다. 

덧붙이자면, 권말의 부록이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참 유익합니다. 가족가 읽기에 손색없는 그림책입니다.

(사진출처: ’할머니 제삿날’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