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릴 적 추억에는 늘 제사풍경이 있다.
추석, 설을 드리는 차례부터,
할아버지, 증조할머니 제사까지..
무채색의 한복에 정갈하게 밤을 깎던 아버지의 모습부터,
아침부터 전이며 떡이며 분주하게 일하시던 엄마의 손놀림까지,
다소 엄숙하고 또 다소 상기되던 마음이 기억난다.
이 책은 할머니의 제삿날을 소재로 제사에 관한 지식을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소개한다.
더욱이 그림이 눈에 익는다 했는데..<두근두근 탐험대>에서 봤던 김홍모 님의 솜씨였다.
만화스럽고, 사실화스럽고.. 아무튼 정감 가는 그림이 내용을 더 감동적으로 만들었다.
이제는 나는 물론 아버지와 어머니도 기독교로 개종하여 더이상 제사를 드리진 않지만,
제사가 동양문화에서 차지하는 바가 크기에 지식의 개념으로 아이와 함께 공부해도 좋을 것 같다.
특히 제사란 내게는 어릴 적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소재가 되기도 해서 재미있게 보았다.
이미 개종한 나로서는 돌아가신 분의 혼령이 와서 음식을 드신다는 그런 생각은 별로 하지 않지만,
돌아가신 분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며 기념한다는 취지에는 동조가 된다.
그래서 특히 어머니가 그리운듯 클로우즈업 된 그림속 아버지의 모습이 감동적이다.
무엇보다 정갈한 글과 그림이 동양문화를 이해하는 제사에 관한 지식을
더욱 쉽고 재미있게 전할 것 같아 읽어봄직하다.
-> <할머니 제삿날> 표지. 재밌고, 정갈하고, 예쁘다~
-> 친척들과 만나는 축제같은 즐거움도 있었다.
-> 제삿상. 정성 가득했던 제삿장이 기억난다.
-> 뭐니뭐니 해도 제사가 끝난 뒤에 함께 나물 넣고 비벼먹던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