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판타지 소설의 종결자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4월 25일 | 정가 15,000원

<반지의 제왕>,<헤리포터 시리즈>,<나니아 연대기>은 이미 국내독자의 눈을 사로잡은 판타지-어드벤처소설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많은 사랑은 꾸준히 받고 있는 작품들이다. 기존의 판타지소설과는 차별화된 내러티브와 상상을 초월하는 플롯으로 그저그럴것이라는 통념적인 사고를 반전시킨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 작품이후 별다른 주목을 끄는 작품이 등장할 수 없었던 것은 아마도 너무나 기존 작품들이 대중성과 작품성을 어느 정도 획득하고 두터운 독자층을 이룬 진입장벽으로 인해 쉬이 그 도전장을 내밀기가 난공불락같은 기라성 같은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에 <에메랄드 아틀라스>시리즈가 기존 작품들과는 차별화된 플롯으로, 또 다른 유니크한 내러티브와 스팩타클하면서 유머스러운 설정등으로 독자앞에 선보이면서 감히 가족 판타지 종결자로서의 도전장을 내밀미고 있다. 우연히 핌박사의 서재에서 발견한 시원의 책(시간의 아틀라스)를 통해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면서 발생하는 마법과 현실 그리고 현재와 과거라는 이질적이면서 동질적인 장소적 배경은 나니아 연대기의 ‘벽장 문’과 ‘반지’라는 비슷한 모토를 지니고 있지만 기존 작품들과는 다르게 인간과 상상의 생명체 그리고 악의 화신이 동시에 공존하는 ‘케임브리즈 폴스’라는 현실적인 장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과 마법을 이분법적으로 분리시키지 않고 예로부터 현실과 마법의 세상이 공존하고 있었고 지금 현재도 진행형이고 미래에도 그럴거라는 이중적인 구도를 설정함으로서 시간과 공간적인 양측면에서 다르지만 같은 느낌 즉 마법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가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또 다른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게 한다는 점에서 작가의 유니크한 설정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 연대기가 현실세계와는 전혀 무관한 배경을 설정했다면 에메랄드 아틀라스는 두세계를 넘나들면서 양쪽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전제점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더욱더 현실감이 가미된 작품특성을 가지고 있고 문제해결의 key를 시원의 책보다는 책과 연결된 케이트,마이클,엠마라는 삼남매에 촛점을 맞추면서 인간중심의 구도로 잡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판타지소설과는 다른점인 동시에 에메랄드 아틀라스가 가지는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로 다가온다.   

 

이번 작품의 또다른 매력중 하나는 등장인물들의 독특한 캐릭터와 더불어 극중 긴장감을 완화시키는 요소를 군데 군데의 장치들과 설정에 있다. 예를들어 반지의 제왕에서도 나왔듯이 난쟁이족 즉 드워프족, 평범한 인간이었지만 자신의 영혼을 팔아서 불명의 전사로 재탄생한 꽥꽥이(모룸카디) 박쥐 괴물 살막타라는 색다른 캐릭터의 등장과 엠마와 가브리엘의 나이를 뛰어넘는 사랑이야기, 데드시티 지하 비밀의 금고앞의 ‘관계자외 출입금지’라는 팻말 그리고 마법사 평의회의 일원이자 아틀라스 최후의 수호자인 핌박사 그리고 이에 대항하는 백작부인과 아직 그 정체가 다 드러나지 않은 악의 종결자 다이어 매그너스등의 마법적인 인물들의 설정이 기존의 판타지소설에서의 무게감과 카리스마와는 사뭇 다르게 유머러스하고 자상하면서 일면 매력적인 면면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새로운 설정을 엿볼 수 있다. 이는 판타지적인 요소로 시종일관 무게감을 가중시켜 진중한 분위기를 자아내기 보다는 군데 군데 역설적인 해학과 웃음거리를 주면서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반전시키면서 이를 통해 각 캐리턱에 대한 애증을 한층 더 증폭시키는 작용으로 다가오게 한다.

 

전체적으로 기존 판타지 소설의 유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이번 작품의 특성은 인간세계와 마법의 세계를 하나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현실감을 배가 시키고 있다. 막연하고 상상에서만 존재하는 판타지적인 세상이 우리 인간들 세상에 공존할 수 있다는 또 다른 상상력에 자극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살막타, 꽥꽥이, 드워프등 새롭게 선보이는 케릭터를 통해 악마적인 요소의 배가와 더불어 긴장감을 완화시키는 촉매제 역활을 가미한 설정이 눈에 띈다. 반전에 반전과 롤러코스터를 타는듯한 내러티브의 흐름은 절로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전반적으로 <반지의 제왕>,<나니아연대기>의 계보를 잇을 가족 판타지물로 기대되는 작품이라고 해야겠다. 작가의 설정의도와 등장인물들의 개성있는 캐릭터을 음미하면서 읽는다면 흥미와 재미가 배가될 것이며 앞으로 이어질 삼남매의 시간여행과 모험은 충분히 기대해볼만 이야기거리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