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으로 빨려드는 또 하나의 판타지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4월 25일 | 정가 15,000원

황홀한 미지의 세계를 연상케 하는 이 소설은 제목에서 풍기는 만큼 매력적인 판타지 소설이다. 판타지 매니아인 딸아이 덕분에 출간되는 판타지 소설에는 늘 관심을 갖고 정보를 접하고 있었는데 이 책은 시험 기간인 딸을 제쳐두고 내가 먼저 읽게 되는 행운까지 안겨다 주었다.

 

판타지 소설을 구상하는 작가들에게는 모두 공통적인 세상을 그리게 되는가 보다. 현실 세계에서 일어날 수 없는 모든 모험과 환상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시간여행이라는 조건과 그 매개체 역할을 하는 물건, 단순한 끌림을 넘어 무엇인가 해결하거나 구하기 위한 필연적인 이유가 따른다는 점이다.

 

소설 속의 주인공인 세 남매 케이트, 마이클, 엠마는 어린시절 부모와 떨어져 고아원을 전전하고 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동생들을 당부한다던 엄마에 대한  기억만을 가슴에 안고 케이트는 동생들을 돌보고 있다. 세남매의 부모가 이들을 두고 떠나는 장면이나 남겨진 세 남매가 머물게 되는 고아원의 묘사는 해리포터나 위험한 대결을 연상하게도 한다. 케임브리지 폴스라는 황량한 곳의 고아원에서 이들이 겪게 되는 시간 여행의 매개체는 다름 아닌 책이었다. 책에 사진을 끼워넣자 이동하게 된 곳은 바로 황폐해지기 전 과거의 케임브리지 폴스였다. 아름다운 마녀 백작부인에 의해 아이들과 엄마들이 따로 떨어져 울부짖고 남자들은 무언가를 찾아 땅을 파는 기괴한 일이 벌어지는 곳. 공포스러울만큼 괴상한 소리를 내며 모든 이를 공포로 몰아넣는 흉한 꽥꽥이들이 있는 곳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세 남매가 시공을 넘나들면서 자신이 아닌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 용감해지고 대담해지는 과정이 마치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장면장면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해사 조만간 영화로 제작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마법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남겨진 세 권의 ’시원의 책’가운데 ‘아틀라스’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모험이 그려진다. 시공여행을 하게 만드는 아틀라스 책의 선택을 받은 케이트가 마지막 순간 자신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시공을 그리며 이동하고 백작부인의 손에서 아이들과 마을 사람들을 구해내는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과연  세남매는 헤어졌던 부모를 만날 수 있을까?하는 것이 가장 큰 의문이었는데 결국 그것은 미지의 숙제로 남겨진다. 시원의 책 중의 한 권만 손에 넣었으니 나머지 두 권을 찾아야만 부모를 구할 수 있기에 당연히 후속작이 나오리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만만치 않은 분량이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과연 어떤 책이 세 남매를 기다리고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