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애가 물씬 묻어나는 감동적인 환타지 소설~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4월 25일 | 정가 15,000원

자칭 영화 매니아이자 독서를 즐기는 편이라고 스스로 자부(?)하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낯가림 하는 장르가 있답니다.

바로 환.타.지…..

삼십대 중반인 지금이야 아줌마가 되어서 그런가보다 싶기도 하지만,

사실 피 끓는 청소년기 때도 역시나 환타지는 그다지 즐기지 않았어요.

이유인즉!

현실성과 사실성이 없다는 것!!

그래서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다가도 정말 허무맹랑하게 스토리가 전개되거나,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면 미련없이 고개를 돌려버리고 책을 덮어버리곤 했죠.

그랬던 제가,

‘예외없는 법칙은 없다’는 진리를 뼈저리게 느낀 책을 만났답니다.

바로 비룡소에서 출간된 <에메랄드 아틀라스>….






요근래 이런 두께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받아드는 순간 사실 두께에 놀랐답니다.

612페이지나 되는 아주 긴 장편소설답게

성경책의 두께와 맞먹는 수준이더라구요.


 

사실 정식 출판되기 전 단계의 가제본 된 상태라

그림 하나 없고 오로지 빼곡히 글로만 가득해서

쉽게 스타트를 끊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래도 목차나 한 번 살펴볼까 하고

앞에 한 두 페이지 살짝 넘겨보다가

어느새 그만 책 내용에 빠져들었지 뭐예요~ ㅋ

 



주인공인 케이트, 마이클, 엠마 3남매의 부모님이 일촉즉발의 위기 같은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을 살려내개 위해 누군가에게 아이들을 인계하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첫째인 케이트는 당시 4살, 마이클은 2살, 엠마는 갓난아이였구요.

이렇게 어린 아이들과 기약없는 헤어짐을 하며

엄마는 그래도 맏이라고 4살밖에 안 된 어린 케이트에게

동생들을 부탁하며 지켜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케이트가 삶의 원동력인 동시에 무거운 짐이 될 메시지를 전달하죠.

 

“케이트, 엄마와 아빠는 항상 너를 사랑한다는 걸 명심해라.

그리고 우리는 반드시 다시 만날거야. 약속할게.”

 

엄마의 이 절박한 말이

이야기의 시작인 동시에, 나중에 생겨날 문제의 핵심이자

결국 문제해결의 답이 되리라고는 이 때는 몰랐어요.

 

 

키 큰 사내….

3남매 다음으로 핵심인물인 핌 박사이죠.

이야기를 계속 읽다보면

‘트위드 양복’이라는 말만 나와도 자동으로 핌 박사라는 걸 알게 됩니다. ^^

 

마법사인 핌 박사의 도움으로 3남매는 피신을 하게 되는데

그 피신이라는 것이 자기들의 성씨도 모른 채 고아원을 전전하며 떠도는 생활이었죠.

그 바람에 3남매는 부모님을 만날 그 날만을 기약없이 손꼽아 기다리며

마지막으로 핌 박사의 고아원인 케임브리지 폴스의 낡은 대저택으로 가게 됩니다.

호기심 많은 마이클과 용감한 엠마 덕분(?)에

케이트도 같이 대저택의 여기저기를 구경하며 다니다가

한 권의 신기한 책을 손에 넣게 됩니다.

그게 바로 ‘서원의 책’….. 바로 책 제목이기도 한 ‘에메랄드 아틀라스’였죠.

이 책은 쉽게 말해,

마법사들이 온갖 마법들을 엑기스(?)만 뽑아내어 집대성한

세 권의 강력한 마법의 책들 중 한 권으로

역사의 지도를 넘어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위대한 힘을 가진 책이죠.

그리고 이 책을 사용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예정된 사람이 바로 케이트, 마이크, 엠마 3남매이고….

 

우연히 이 책의 힘을 알게 된 케이트는 이야기의 후반부로 갈 때까지도

 가고 싶은 곳의 사진을 ‘에메랄드 아틀라스’ 위에 올려놓아야만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고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핌 박사의 의미심장한 말을 통해 뭔가를 깨닫습니다.

‘마음의 치유가 되어야만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이 말을 들은 케이트는

어릴 때 부모님과 헤어지면서 엄마가 자기에게  동생들을 지켜달라고 당부한 말이

맏이로서 느껴야 하는 강한 부담감으로 그동안 자기를 얼마나 짓눌러왔는지 깨닫고는

부모님의 사랑만을 떠올리며 스스로 마음의 치유를 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진정한 시간여행자가 되어 이젠 사진도 없이 원하는 대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게 되죠.

이 부분에서 참 많은 공감을 하고 가슴이 찡하기도 했습니다.

저도 4남매의 맏이로서 어릴 때부터 30대의 아줌마가 된 지금까지 줄곧

맏이만이 느낄 수 있는 그 어깨 무거운 중압감에 가끔 힘들어하곤 하거든요.

아직십대의 어린 케이트가 동생들을 지켜내야 한다는 생각에

감정표현의 억제와 동시에 무미건조한 유년시절을 보내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마치 어린 시절의 저를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그런 아픔을 이겨내고 점점 성장해나가는 케이트를 통해

제가 대리만족을 느끼며 저 또한 마음이 한 결 더 편안해짐을 느끼기도 했구요.

 

표면적으로는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같은 영화의 시나리오로 사용되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탄탄한 구조의 환타지 소설인 ‘에메랄드 아틀라스’는,

사실 내용 깊이 빠져들어 읽다보면 그 어느 서정적인 내용의 이야기 저리가라 할 만큼

따끈한 가족애와 끈끈한 형제애가 함축된 성장소설인 것 같아요.

그래서 남학생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져왔던 환타지 소설이

‘에메랄드 아틀라스’를 통해 여학생들도 환타지에 흠뻑 빠져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도 환타지물이라면 거들떠도 안 보던 제가 밤 늦도록 잠 안자고 푹 빠져 읽었으니 말예요 ^^

 

중간 중간 삽화가 없이 오로지 글로만 읽으며 달린터라

새로 출판된 내용에서는 어떤 장면으로 그려져있을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제가 상상했던 내용과 얼마나 비슷할지도 궁금하구요. ^^

새로 출판된 책을 통해 또 한 번 만나보고 싶은 책입니다.

 

정식 책 표지는 이렇다네요~

가운데 소녀가 케이트, 오른쪽 아이가 마이클, 왼쪽 아이가 엠마이지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