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 안녕].. 처음 제목만으로는 “비야”..라는 단어에서 과연 어떤 동물이나 누구의 이름을 말하는 것이리라고 생각했다. 그져 하늘에서 톡톡톡 떨어져 내리는 빗방울에 대한 이야기 인 줄은 전혀 꿈꾸지 못했다… 그런데, 책을 열어 보니, 연한 보라색 지렁이 한마리가 비를 맞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리고, 책의 내용에서 지렁이 한 마리가 비와 함께하는 여행인 줄로 만 알았는데, 점점 한장 한장의 책장을 넘기다 보니, 세마리의 동물이 나오는 것이었다..또한, 책 크기와 먹물 그림같은 그림으로 인해서 아주 수수한 이미지를 갖게 되었으며, 큰 아이들의 동화책으로 글씨도 참 많은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아주 어린 아이들도 쉽게 볼 수 있도록 글씨가 아주 적은 것으로써 흥미를 유발해 주고 있었다..
책 표지 앞에 황금색으로 떡하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동그란 마크.. 그것은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했다는 증거를 말해주는 것이었다. 아주 귀엽고 어려 보이는 작은 지렁이 한마리 머리위에 툭 하고 떨어지는 비.. 그 비를 보고 안녕 이라고 인사하는 지렁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그런 의미로 비야, 안녕이구나 하고 느껴졌다.
우리 공주들도 이 엄마를 닮아서 인지, 비를 무척 좋아한다.. 다만 비가 오면 놀이터에서 놀 수 없다는 사실이 조금 아쉬울 뿐, 비가 내리면 베란다를 내다보고, 당장이라도 밖으로 뛰쳐 나가 비를 맞고 싶어한다.. 여기에 나타나 있는 한 마리 지렁이 처럼.. 또한,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거실에서 우산을 켜고 비가 내리는 것처럼 놀이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만큼 요즘은 방사능 비다, 황사비다 해서 비가 내려도 그 옛날처럼 밖에 나갈 수 없기 때문에 더 그러리라..
그런데, [비야, 안녕]을 보면 지렁이가 비가 오는 것이 마냥 재미있고,신나서 “와, 비다!”하고 크게 외치는 것처럼 더 많이 비를 맞고 싶어하게 만들어 준다..그건 아마도 책 속에서 아주 많은 글씨가 없어도 시원하고, 상쾌하고 싱그러운 빗 소리를 느낄 수 있도록 전해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또한, 비 내리는 소리가 톡톡 톡으로 소리를 내 주어서 일까??!! 아주 시원한 느낌이 들어서 나 역시도 지렁이처럼 비를 맞으며 숲속을 걷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그리고, 지렁이의 미소 띤 얼굴에서 아주 기분좋은 모습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 지렁이가 꼬불꼬불 가지위에 올라가다가 후둑 후두두둑 크게 떨어지는 비 소리에 놀라하는 모습.. 참 귀엽고 재미있다.. 이후, 달팽이가 나오고 개구리가 나온다..
달팽이와 개구리도 툭탁 투탁 투다닥 떨어지는 소리가 비 소리인지 모르고, 누구인지, 무슨 소리인지 놀래하는 모습… 이렇게 비 하나 내리는 소리에 따라 느낌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비야, 안녕]을 통해서 알 수 있다..그리고 그 비 소리에 따라서 세 마리의 동물들이 느끼는 마음도 다 다른다는 것이 참 신기한 일이다…
이렇듯 [비야, 안녕]은 우리들에게, 아니 나만이 아니라, 책을 함께 보는 우리 공주들에게도 자연과 친해지는 모습, 동물과 함께 어울리며 생활하는 모습, 자연이 우리들에게 주는 선물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자연을 통해서 언제까지나 행복해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난, 이제부터 [비야, 안녕]에서 만나게 되는 한자영 작가를 사랑하며, 영원한 팬이 될 것만 같다. 그 만큼, 이 작가가 전해주는 내용이 참으로 아름답고 시원하며, 상쾌한 느낌을 다가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