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 안녕 – 자연스러움과 상상력의 조화

시리즈 비룡소 창작 그림책 39 | 글, 그림 한자영
연령 2~7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5월 20일 | 정가 11,000원
수상/추천 황금도깨비상 외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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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의성어와 의태어를 많이 사용한 책을 아이가 참 좋아한다. 읽어 줄 때면 따라 말하기도 좋고, 흉내를 내기도 좋다.

이야기의 주인공 ‘지렁이’와 그 친구들, 달팽이, 거북이는 사실적이지만 혐오감이 드는 모양이 아니다. 지나친 과장이 없어서 좋고, 거부감이 들지 않게 그 자체를 표현하고 있어서 좋다.

이 동물들은 공통적으로 약간 느릿느릿하면서도 물과 친한 성질이 있어서 아이에게 설명해주기도 좋다.

만약 비오는 날 밖에 나갔을 때 길에서 지렁이를 만난다면(달팽이와 거북이를 만날 확률이 낮으니까) 꼬물꼬물하면서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고, 막무가내로 징그러운 것이 아니라 똑같이 비를 피해 움직이는 한 생명체라는 것도 알려 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물방울이 머리 위에 내려와 왕관이 되었다고 할 때는 빗방울에 대한 묘사가 최고조에 이른 것 같다.

나중에 아이가 비를 맞을 때 ‘차가워’하면서 피하기보다는 ‘왕관’을 썼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실적이고 자연스러운 인물들을 내세워 비가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운 장면을 마음껏 상상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의 감상

 

한 장 한 장 넘길 때 지렁이, 달팽이, 거북이를 찾아서 동작을 따라하는 말해보는 것은 좋다. 특히 소리를 흉내 내고 동작을 따라하는 말을 해줄 때 가장 좋아하고, 그 말을 따라하는 것을 좋아한다. 

 

엄마의 감상

 

남자 아이들은 지렁이, 달팽이, 거북이 같은 동물을 좋아한다. 엄마가 무서워하면 오히려 놀려줄 정도이다. 그런 동물들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좋지만 여자 아이들도 좋아해줘야 할 텐데 하는 걱정도 든다.

이전에 이 동물들을 그냥 장난감(손으로 막 누르고 해도 되는)으로 생각했는데 지금부터는 ‘비’라는 것을 똑같이 느끼는 친구 또는 존중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들도 똑같이 ‘비’가 오면 얼른 피해야 하니까 길을 비켜주거나 도와주게 하려고 한다.

그림이 마음에 들지만 그림이 약간 흐리고 글씨가 작은 점이 약간 마음에 걸렸다. 그림이 흐리면 아이 눈에 쉽게 띄지 않으니까 처음에는 흥미가 없어하기도 했다. 글씨가 좀 작은 듯하다. 눈에 확 띄는 크기는 아닌 것 같다.

이 그림이 수상에 큰 영향을 준 것 같기는 하다(심사평을 읽어 보면). 그런데 그리 눈에 띄는 그림은 아니다. 하지만 막상 이 책이 선명한 색으로 표현되었다면 상을 받을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중요한 점은 자꾸 읽다보니까 자연스러움을 정말 잘 살린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표지

 

비야, 안녕은 비를 소재로 한 이야기이다. 그림도 비가 내린 듯 수묵화 같은 느낌으로 약간 번진 듯 표현해서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하지만 아이의 눈을 잡는데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진한 색의 선명한 색을 좋아하는 성향이 있는 것 같아서이다.

색감이 흐릿한 이 책이 눈에 잘 띄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면지도 같은 느낌. 붓글씨로 쓴 글씨로 보슬 보슬 비처럼 내리고 있었으나 이 또한 아이가 처음부터 흥미를 가지는 것 같지 않아서 아쉽다.

사실 ‘비’가 오는 날은 상황에 따라 아이에게 좋은 날이 될 수도, 싫은 날이 될 수도 있다. 햇빛 나는 맑은 날 못지않게 밖에 나가서 뛰어 놀 수 있다면 ‘비’ 그 자체가 좋은 놀이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고, ‘비’가 오니까 못 나간다고 하면 맑은 날에 반하는 악역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의 그림은 ‘비’를 너무 사실적으로 살린 것 같다. 비오는 날이 흐린 만큼 그림에서는 선명함과 생동감을 살려 줬으면 어떨까 싶다.  

하지만 여러 번 읽다 보니까 이 책을 자꾸 들고 와서 읽어 달라고 하는 것을 보니까 내용을 읽어 보면 생각이 달라지는 것 같다. 아무래도 띠지 같은 것을 둘러서 눈에 띄게 하는 것이 이 책의 숙제 일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