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사랑스러운 책 한권을 읽게 되었다. 아이들 다칠까 책 모소리를 둥글리고 손에 잡히는 느낌이 따뜻한 그런 책 한권을… 아이에게 읽어주기 전에 먼저 읽어내려가면서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웃음이라는 표현보다는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맘속까지 퍼져가는 그런 느낌의 책이었다.
깜장 콩벌레… 콩벌레가 어떤건지 기억이 나지 않은데, 이 책의 주인공은 깜장은 깜장이다. 발이 14개나 달려있는데, 작고 귀여운 단추신발을 신고, 멋진 채크무늬 카라도 달고 더듬이를 한 새까만 벌래 한마리. 이녀석이 깜장 콩벌레다. 그리고 옆으로 보이는 그림으로 그려진 달팽이와 여치류의 벌레들. 어떤 이야기 일까?
호기심이 발동을 한다. 책 한장을 넘기는 순간, 아~ 푸른 초원이 나온다. 고운 연두색의 속지… 예쁘다. 주인공이 숨어살고 있는 곳일까…?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아 뒷장을 넘겼다. 엥… 콩하고 다른 녀석들만 보인다. 이 녀석은 도대체 언제 나오는 거야… 그리고 드디어…너무나 익살맞은 볼이 빵빵해서 터질것 같은 그런 친구하나가 굴러다니고 있다.
이슬 방울에, 감꽂이에, 새똥에, 이 녀석은 벌레이기를 포기하고 깜장 콩으로 둔갑을 한다. 그리고는 누가 물어도 시미치 뚝..”난 콩벌레 아니야. 깜장콩이야~”라고 외친다. 아무도 없는 듯하면 다시 이 검정콩은 조금씩 벌어지고 있다. 더듬이가 나오고 다리가 나오고, 쑤욱~ 멋진 콩벌레로 변신 완료… 그러다가도 또 쑥~ 고슴도치마냥 둥글리길 얼마나 잘하는지.. 그런데, 모든것을 이겨낸 콩벌래에게 콩을 쪼개고 싶은 개구장이 아이들이 나타날 줄이야… 콩을 반으로 쪼개겠다는데 이젠 콩이면 안된지… 콩벌레는 드디어 완전 변신을 한다. 근사한 그림자를 드러내면서 콩벌레로… 난 콩 아니야. 콩 벌레야…
책을 읽는 내내 이 웃음을 어쩔까… 아이와 읽는 중에도 귀까지 올라가는 입꼬리를 내릴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렇게 따뜻한 책을 만들었을까? 한장한장 아플리케가 나오고, 선명한 사진들이 나온다. 퀼트를 하고 있는 엄마들한테 더 예쁘게 보이는 퀼트를 한듯 수를 놓듯 따뜻하고 고운 장면들이 나온다. 깜장콩벌레 한마리로 어쩜 이리 다양한 표정을 지어낼수 있을지… 아이들은 연실 실실 웃고 귀엽다 한다.
염소 똥 굴러가는 비탈길로 / 콩콩콩콩콩… / 콩인 척, 똥인 척 / 꼭꼭 숨은 깜장 콩벌레.
이 책… 너무나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