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자고 우린 열일곱]꿈을 빼앗긴 아이들

시리즈 블루픽션 42 | 이옥수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0년 3월 12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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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는 이옥수 작가의 책을 거의 다 읽은 반면 전 한 권정도 읽은 걸로 기억합니다.  참 슬퍼…라는 한마디 말과 함께 큰 아이가 읽어보라며 저에게 책 한권을 건넵니다. 지금 제 손에는 <어쩌자고 우린 열일곱>이 있습니다, 큰 아이의 슬프다는 이야기와 함께 남겨진 책.

언제부터인가 저보다 책을  더 많이 읽고 읽는 속도도 빨라진 아이. 제가 책을 많이 읽지 않아서일지도 모르지만 ㅠㅠ 이젠 제가 추천해주는 책보다는 스스로 선택해서 읽는 책이 더 많아진 아이.  아이는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을까요? 책을 읽으면서 아이의 마음을 생각하는 재미도 나름 느끼면서 한장한장 넘겨봅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세 소녀의 우정과 처절한 삶의 이야기. 2002년 월드컵은 기억해도 1988년 서울 올림픽은 책 속에서만 봐왔던 아이가 이 시대가 가진 이야기도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저에겐 올림픽에 관한 추억이 있기에 그 시간 속으로 빠져듭니다. 대입을 앞둔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께서는 너희들 86아시안게임을 지금 보고 있으면 88올림픽은 맘편히 볼수 없다는 이야기를 종종 하셨습니다,. 지금 공부하지 않고 86아시안게임을 보고 있으면 1988년도에는 대입에 실패해 남들이 즐겁게 경기를 볼 때 재수를 하고 있을거라는 뼈 있는 말씀을 종종 하셨죠.

어릴 적부터 친구인 깡새, 꿍새, 꼼새. 세 친구들은 다른 친구들처럼 고등학교에 가지 못합니다. 어려운 집안 살림 때문에 서울로 가서  일을 하게 되지만 이 친구들에게 꿈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힘든 살림 때문에 잠시 꿈을 접어둔 친구들. 하지만 사고로 인해 꿈을 펼쳐 보지도 못한 두 친구와 그 친구들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게 되는 꼼새 순지.

지난 일을 애써 감추려고 해도 안되고 잊으려 해도 안된다고. 그걸 다 꺼내놓고 사실은 사실대로 인정해야 빨리 치료가 된대. – 본문 268쪽~269쪽

사랑하는 친구들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었던 순지는 말을 하지 못하게 되는데…그 때의 어둠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혼자만의 어둠 속에 갇혀 사는 순지. 

왜,왜 하필 나냐고? 내가 왜 혼자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느냐고요? 은영이와 정애는 나보다 더 똑똑하고 강한데. 그 애들이 살아야 하는게 아니냐고요. 나도 그때 같이 죽든지, 아님 셋이 다 살게 해 주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이건 정말 너무해. 너무 한거야! - 본문 269쪽

사랑하는 친구들을 보내고 혼자만 살아남은 꼼새 순지의 마음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픕니다. 옆에서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도 이리 아픈데 당사자의 마음을 어떠할까요?

작가는 1988년 실제 봉제공장 화재사고로 목숨을 잃은 소녀들의 사건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썼다고 합니다, 어른들의 욕심으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꿈많은 소녀들. 그 소녀들은 자신의 날개를 펴쳐보지도 못하고 삶을 다하고  말았습니다.

한창 사춘기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큰 아이에겐 작은 충격으로 다가온 이야기입니다. 실제 이런 사고가 있었다는 것도 또래의 친구들이 학교가 아닌 공장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도…편안한 삶에 투정을 부린 자신이 조금은 부끄럽다는 이야기를 하는걸 보니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의 꿈을 빼앗아간 어른들. 저또한 그 어른들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더 이상 아이들의 꿈을 빼앗아가는 어른이 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