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의 미술관 1]-다윈의 진화론에 의심을 품다

연령 13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6월 10일 | 정가 13,000원

수염을 달고 있는 모나리자를 담아낸 표지 삽화가 제목의 ’거짓’이라는 말과 어울리는 듯 하다. 거짓 그리고 모나리자의 수염…스릴러 장르에 맞게 굉장한 긴장감을 자아낼 듯 싶다. 표지 속 작품은 마르쉘 뒤샹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싸구려 복제품에 콧수염을 그려놓은 작품으로 명화에 대해 도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는데, 표지에 이 작품을 그려넣은 것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본적인 생각’에 대해 도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는데, 책을 읽다보면 이 삽화가 의도하는 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모모의 작가 미하엘 엔데를 잇는 독일 환상문학의 대가라 칭하는 작가의 작품을 접하는 것은 안타깝게도 처음이라 그 기대감이 더욱 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진화에 관한 과학적 지식과 미술 작품에 대한 지식이 미흡한 나에게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굉장한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흐름을 볼 때, 범인을 추리해가는 과정과 주인공 알렉스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알렉스와 다윈과의 로맨스 등이 다음 내용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했다고 본다.

9얼9일 파리, 9월 17일 런던, 9월 24일 빈의 미술관에서 작품이 파괴되거나 사라지게 되는데,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고대 석상이 파괴될 때 남겨진 범인의 지문에 의해 과학 기자인 알렉스 다니엘스가 용의자로 체포되었다. 
알렉스는 영국 창조주의자들의 날카로운 지적인 투창이나, 자연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앙팡테리블(무서운 아이)로 불리고 있는데, 관찰된 적없는 다윈의 진화론에 끝없는 의심을 품고 있다.
반면 영국 육군에서 고위급 장교가 비열한 범죄에 연류된 사실을 밝혀내자 쫓겨난 뒤 미술품 보험회사인 아트케어에 다니게 된 다윈은 연이인 미술품 도난으로 인해 사건에 개입하게 되고 용의자가 된 알렉스와 만나게 된다.

알렉스는 교도소에서 자신을 도와주겠다는 테오라는 이름을 가진 자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고, 다윈과의 만남을 통해 지문이 가지고 있는 통계상의 오류와 오점을 통해 곧 풀려나지만 사건 속에 더욱 깊숙이 개입하게 된다. 알렉스와 다윈은 르네 마그리트의 <경솔한 수면자>에 그려진 물건들이 도난 현장에 하나씩 남겨진 의미를 파악하며 ’두뇌’라는 가상의 인물과 싸우게 되고, 어린시절 입양된 알렉스는 자신과 같은 지문을 가진 자, 자신과 너무도 닮은 테리 러브크래프트를 통해 자신의 과거를 쫓기 시작하고 뜻하지 않는 위험에 빠지게 된다. 테오의 경고, 자신의 유일한 친구이자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데 도움을 주는 친구 수잔의 죽음 등이 알렉스의 목숨을 시시각각 조여온다.
1편이 끝났지만 범인의 윤곽은 전혀 잡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초반 알렉스의 트라우마가 공개되고 그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될 무렵 그녀의 정체가 드러남으로써 알렉스의 행동과 심리상태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로인해 실마리가 물꼬를 트게 되지 않았나 싶다. 특히 1편의 마지막 부분에서 알렉스와 다윈이 알게된 우연한 일치는 2편에서는 더 거대한 사건을 예고하는 듯 보인다.
더욱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고자 하는 테오의 다급한 전화는 1편에서 조금 미비했던 긴장감이 2편에서 증폭되리라는 것을 암시한다.

1편에서는 창조론과 진화론, 미술작품 그리고 유전자를 비롯한 생물학적 내용들을 끊임없이 보여줌으로써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주고있어 긴장감보다는 내용을 읽어내려가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나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인 스릴러의 형태를 보여줌으로써 내용에 대한 호기심을 일게 했다. 이러한 구성으로 인해 2편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게 되었는데, 이 책이 전달하려는 ’진화와 복제 인간에 대한 문제’가 긴장감 속에서 현재 과학이 가지고 떠안고 있는 복제의 논란에 대해 큰 메시지를 전달하리라 생각된다. 알렉스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또 다른 모습을 감추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본격적인 스릴러 내용을 보여주게 될 2편을 기대해본다.

(사진출처: ’거짓의 미술관’ 표지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