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 마지막여행 준비를 위한 선물

시리즈 과학 그림동화 34 | 글, 그림 안네 묄러 | 옮김 김영진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4월 29일 | 정가 12,000원

  오늘은 미션 책이 와있겠지? 나에게는 어떤 책이 왔을까? 참으로 궁금해 하면서 퇴근 후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내가 받은 책은 ‘팔랑팔랑 버들잎 여행’이란 책이다. 내가 그림책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알고, 이 책을 보내주었을까? 사뭇 신기해하며 가슴 떨리게 책을 살펴보았다.

  귀여운 청설모 한 마리가 나뭇잎 한 장을 입에 물로 어디론가 가는 책 표지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앙증맞게 그려진 청설모가 귀여웠다. 책을 보진 않았지만,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준비하며 나뭇잎들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내용이 숨겨져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나뭇잎들은 어떻게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까? 과연 작가는 어떻게 그려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넘겼다.

  여름내 푸름을 자랑하던 10장의 나뭇잎은 시냇물, 청설모의 보금자리, 어떤 아주머니의 메모지, 아이들의 책갈피 등이 되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갔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자연의 순환을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표현된 그림을 논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다. 그림이 사실감이 있으면서도 낙엽들의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재료로 표현해 놓아서 책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특히 한지나 종이를 찢어 붙이는 식으로 표현한 점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종이에서 주는 가을의 질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엔 다른 방법으로 독후활동을 했지만, 다음번 독후활동을 한다면 다양한 종이를 찢어 표현하여 나타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내일 아이들에게 읽어줄 생각에 부풀며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이들하고 아침시간을 이용해서 책을 읽었다. 좀 아쉬운 것은 아이들하고 가을에 읽었으면 참 좋았을 책이다. 라는 점이다. 그동안 다양한 그림책을 함께 읽고, 책 만들기를 해온 아이들이라 책을 읽는 동안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이며 반응을 보였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다음 책장을 넘기 기전 “여러분의 나뭇잎 10장은 어디로 갔을 것 같아요?” 라고 물으니, “제 책속에요.”, “땅속 민들레의 거름이요.(아마도 강아지 똥을 열심히 읽은 학생의 답이라 생각된다.)”, “바람을 타고 세계 여행이요.”, “마지막 한 잎은 그대로 매달려 있을 거예요.” 등 저마다 신이 나서 떠들어댔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한참을 그냥 들어줬다. 책을 다 읽은 뒤 아이들에게 “우리 이 책을 여러분이 하고 싶은 다양한 방법으로 독후활동(동시, 광고문, 편지쓰기 등)을 해볼까?” 라고 말한 뒤 만들던 독서 책을 꺼내서 첫 장을 장식하였다. 아이들이 쑥쑥 잘 자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림책… 나뭇잎의 여행이라 하면, 4학년에게는 조금 유치할 수 있는 책인데… 그 책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어떤 식으로 소개하느냐 그리고 활동을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 책의 가치와 독서활동의 결실 맺음은 아이들에게 각각 다르게 꽃이 피고 열매를 맺으리라 생각한다. 고로 단순히 책을 읽는 것에 그치지 말고 책이 우리에게 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져 깊게 교감해야한다.

  이듬해 버드나무의 가지에 다시 돋아난 10장의 나뭇잎도 가을이 되고 겨울이 되면 생명을 마치는 긴 여행을 시작할 것이다. 우리인생의 마지막엔 어떤 여행을 하게 될까? 마지막 여행의 결과는 그 동안 살아왔던 인생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마지막 여행이 기대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 마지막 여행이 보잘것없고 비참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마지막 여행을 멋지게 마무리 하기위해 우리는 지금부터 준비해야하지 않을까? 적어도 이 책을 통해 작가는 나에게 그런 메시지를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