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글, 이수아 그림 <부자가 된 삼형제> – 비룡소
은돈 한 냥으로 구입한 지팡이, 북, 장구로 과연 형제들이 어떻게 부자가 될 수 있을지,
또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지 생각하며 능동적으로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였어요.
익살스런 그림과 표현이 읽는 즐거움을 더했답니다.
글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그림을 보는 아이들은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풍성하게 엮어 나갈 수 있도록 그림이 그려진데다가
옛말을 살리는 구어체로 입맛살려 읽어주니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었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연극으로 꾸며 보는 일도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삼 형제가 무엇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했는지 아세요?
바로 ‘소리’랍니다. 탁!, 텅텅!, 덩더덕 쿵덕! 등 신명나는 우리의 소리도 입말로 흉내내면서 읽을 수 있어요.
흥겨운 소리마당, 우리나라 옛이야기에서 권력층으로 상징되는 호랑이, 양반 등을 우습게 만드는 이야기는
서민들의 바람을 엿볼 수 있어요.
이야기를 읽다보면 권력을 행사하는 엄마의 이미지와 겹쳐져서
권력자에 대한 풍자는 아이들을 굉장히 즐겁게 하는 것 같아요.
엄마가 넘어진 모습을 보고 깔깔 재미있게 웃는 모습이 아이들의 심리를 말해주는 것 같아요.
옛날 어느 마을에 늙은 아버지와 삼 형제가 살았어요.
간장종지와 밥 그릇 달랑 놓인 밥상과
말라 비틀어진 생선이 그 가난하단 말을 대신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삼 형제는 은돈 석 냥을 나눠 가지고 뿔뿔이 흩어집니다.
은돈 한 냥으로 부자가 되어 다시 만날 형제들의 이야기를 그림을 통해 생각해 볼 수 있어요.
맏이는 은돈 한 냥으로 막대기를 사고, 허름한 집에서 잠을 자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도깨비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정승 딸의 병을 고쳐 주고 결혼하게 됩니다.
둘째는 은돈 한 냥으로 북을 샀는데 나무 위에서 잠을 자다가
호랑이의 먹이가 될 뻔했지만 운이 좋게도 호랑이 가죽을 얻게 되지요.
셋째는 은돈 한 냥으로 장구를 구입했는데 잠을 청하게 된 굴이 하필이면 호랑이 굴 아니겠어요.
이왕 죽을 바에 새로 산 장구나 실컷 쳐보고 죽자 했는데…
그 호랑이 거참 신기하기도 하지요.
밤새도록 장구 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니 진이 다 빠졌겠지요.
그때 마침 지나가던 당나귀 장수 때문에 호랑이는 도망가게 되는데….
어떻게 금은보화를 얻을 수 있을까요?
그리하여 부자가 된 삼형제는 다시 고향에 모여 행복하게 살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