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부자가 된 삼형제

시리즈 비룡소 전래동화 16 | 이현주 | 그림 이수아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1월 25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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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옛날에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참 재미납니다.

어릴적 동화책을 읽으며 진짜 신기했던 것이 아이들이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는 것이었는데, 저는 정작 양가 할머니들께 옛날이야기를 들어본 기억이 희미했거든요. 옛날이야기는 주로 책을 통해 많이 읽었답니다. 아주 가끔 엄마께서도 들려주셨어요. 엄마가 어느 깊은 밤 들려주셨던 에밀레 종 이야기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놀라운 이야기였지요.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이었던 것 같은데, 에밀레종 이야기에서 스님에게 시주할 재산이 없어 어린 아기를 시주하고, 또 그 아기를 종을 만들기 위해 끓인 뜨거운 재료 속에 넣어버렸다는 말에 너무 잔인해 도저히 믿기지 않은 그런 이야기였답니다.

이제 할머니가 되신 우리 엄마, 네살바기 우리 아이에게 옛날이야기를 해주시기 시작합니다. 지난 대천 여행에서부터 옛날옛날에 하면서 토끼와 거북이,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를 해주시니 아이가 너무 좋아하네요. 그동안 아주 짧은 글밥의 동화책들을 위주로 보여주다 보니 전래동화, 명작 등은 거의 접해보지 않았는데 이제 슬슬 재미난 책들을 만나게 해줄 시기가 된 것 같아요.

 

옛날 이야기 시리즈가 대부분 구전 동화이다 보니, 이 책 또한 재미난 구어체로 씌여있답니다.

맏이가 말했습니다가 아닌 맏이가 말했지. 삼형제는 은돈 석냥을 마련했어. 이렇게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는 말투로 말이지요.

재미난 것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다보니 책 속 표현 그대로를 외워서 나름 시기 적절하게 잘 써먹는 것을 보았어요. 정말 그대로 다 답습하더라구요. 이 책의 재미난 말투또한 아이가 금새 따라배울 것 같아요.

아기 입에서 이 말투가 나오면 어쩐지 아기 영감님 같을 것 같고, 더 재미날 것 같네요. 어른들도 갑자기 왜 아이가 이런 말투를? 하시면 옛날이야기책 덕분이예요 하고 말씀드리려구요.

 

서론이 길었네요.

부자가 된 삼형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구요?

가난한 삼형제가 아버지 돌아가시고 남은 재산을 모두 팔아 은돈 한냥씩을 마련해 길을 떠나기로 합니다. 돈을 모아 부자가 되면 모두 돌아와 같이 살자고 약속하고 말이지요.

 

전재산인 은돈 한냥씩으로 세 형제는 전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 물건을 선뜻 구입합니다.

맏이는 지팡이를 둘째는 북을, 그리고 셋째는 장구를 샀지요. 세 형제는 좀 엉뚱한듯도 싶지만, 우연히도 각자 앞에 곤경에 처할법한 일들이 나타나지만, 각자 구입한 물건을 통해 재치껏 위기를 모면하게 된답니다. 더불어 부자가 된다는 행복한 결말까지도 말이지요.

 

지팡이로 기둥을 탁~

있는 힘을 다해 북을 텅텅

덩더덕 쿵덕 쿵더덕 쿵덕 장구소리까지 신명나게 펼쳐집니다.

 

도대체 어떤 위기가 닥치고 삼형제는 무사히 위기를 모면하게 될까요?

삼형제의 위험천만하나 너무나 행운이 가득한 그런 이야기, 그리고 셋은 한데 모여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하는 결말까지도요. 아이들이 재미나게 읽을 옛이야기를 엄마도 또한 재미나게 즐겼답니다. 정말 어릴 적에 이런 동화책 한권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내리 읽어내렸던 것 같아요. 비슷비슷한 권선징악 이야기도 많고 비슷한 줄거리도 많지만 옛 이야기라면 읽지않고는 궁금해 못배기던 그런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았으니까요.

 

 

미끈덩하게 잘 빠진 그런 등장인물들은 아니지만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이야기 성격에 맞게 재미나게 그려진 캐릭터들이 참 인상 깊은 책이기도 했어요. 동물들을 특징있게 잡아내다보니, 시뻘건 호랑이 등에 아기가 좀 놀라고 무서워하기는 했지만, 전형적인 모습으로만 그려진 그림보다 새로운 색상, 특징으로 이렇게 잡아낼 수 있다는 점도 무척 독특했거든요.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우는 개성 넘치는 표정들 하며 고개를 너머너머 다니는 막내의 모습 또한 그림으로도 한눈에 쏙 들어오게 잘 그려져있는 그림책이었어요. 할아버지작가님의 구성진 옛날 이야기와 특징이 잘 살아있는 해학적인 그림이 너무나 잘 어우러진 책이었달까요?

 

요즘에는 형제간 우애가 깊은 경우가 드문데, 다 큰 형제들이라도 옛날에는 이렇게 다들 모여 살았고 서로를 챙겨주기도 하는등 살뜰한 모습이 참 보기 좋은 그림책이었어요. 형제가 있는 집에서는 더욱 유익하게 읽힐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아요. 아기 돼지 삼형제처럼 같이 뭉쳐 위기를 모면하는 줄거리는 아니지만, 각자가 자신의 모험을 잘 해결해내고, 한데 모여서 산다는 설정만으로도 형제간의 깊은 우애를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나 하나만 잘살겠다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다같이 행복하게 잘살고 싶은 그런 이야기, 엄마도 엄마 형제들 모두 행복하게 잘살았으면 바래보면서 책을 읽어주었답니다.

 

엄마와 함께 또 책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즐거운 옛이야기, 이제는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읽어줄 때가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