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길위의 악당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8월 20일 | 정가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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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악당 찍찍이는 나쁜 녀석이었어.

 

길 위의 악당 찍찍이는 못된 녀석이었어.

 

마음대로 남의 것을 훔쳤고, 훔친 걸 먹어 댔지.

 

악당은 말을 타고 달렸어.

 

길을 따라 달리면서 지나가는 동물들의 먹을 것을 빼앗았지.

 



 

 

토끼 한 마리가 깡충깡충 길을 따라가다가

 

그만 깡충 뛴 채 멈춰 서고 말았어.

 

“손들어! 꼼짝 마! 난 찍찍이다!”

 

“파이랑 푸딩이랑 몽땅 내놔!

 

난 길 위의 악당 찍찍이니까.

 

길 위의 악당~ 길 위의 악당~

 

그래, 난 길 위의 악당 찍찍이다!

 

내 맘대로 뭐든지 가질 수 있다고!”

 

 

 

“케이크는 없어요. 토끼풀 뿐이에요.”

 

“그거라도 내놔!”

 

 

 

다람쥐 한 마리가 폴짝폴짝 길을 따라가다가

 

그만 부들부들 멈춰 서고 말았어.

 

“빵이랑 과자랑 몽땅 내놔!

 

난 길 위의 악당 찍찍이니까.”

 

“빵은 없어요. 도토리뿐이에요.”

 

 

 

개미들이 줄줄이 길을 따라가다가

 

그만 엉덩방아를 찧으며 멈춰 서고 말았어.

 

“사탕이랑 캐러멜이랑 몽땅 내놔!

 

난 길 위의 악당 찍찍이니까”

 

 

 

“사탕은 없어요. 맛있는 나뭇잎뿐이에요.”

 

“이 이파리는 내 거다!”

 

 

 

부탁은 커녕, 고맙다는 말 한 마디 없이

 

길 위의 악당은 이런 식으로 먹을 것을 빼앗아 갔어.

 

그 길을 다니는 동물들은 꼬챙이처럼 말라비틀어져 갔지만

 

길 위의 악당 찍찍이는 뒤룩뒤룩 살이 쪄 갔지.

 

 

 

오리 한 마리가 뒤뚱뒤뚱 길을 따라가다가

 

“처음 보는 친구네!” 란 말에 그만 멈춰 서고 말았어.

 

오리를 보고 악당은 투덜거렸지.

 

“뭐야? 아무 것도 안 가지고 있잖아?

 

그렇다면 널 잡아먹을 수밖에 없다고!”

 

 

 

그러자 오리가 꽥꽥대며 말했어.

 

“잠깐만요, 꽥꽥. 나한테 언니가 있는데요,

 

찍찍이님을 정말 만나 보고 싶어 해요.

 

저 언덕 맨 꼭대기에 언니네 동굴이 있거든요.

 

과자랑 빵이 잔뜩 있으니까 배가 터지도록 먹을 수 있어요, 꽥꽥.”

 

 

 

마침내 호젓한 동굴 앞에 다다르자 오리는 꽥꽥대며 동굴을 향해 소리쳤어.

 

“언니, 나야, 꽥꽥이! 잘 지냈어? 꽥꽥!”

 

동굴 속에선 금방 대답이 들려왔지.

 

“잘 지냈어, 꽥꽥……”

 

 

 

그러자 악당도 신이 나서 물었어.

 

“케이크랑 초콜릿도 있지?”

 

이번에도 동굴 속에선 금방 대답이 돌아왔어.

 

“있지! 있지! 있지……”

 

길 위의 악당 찍찍이는 말에서 훌쩍 뛰어내리더니 동굴 속으로 성큼성큼 들어갔지.

 

 

 

이때다 싶은 오리는 말고삐를 잡고 따그닥따그닥 길을 달려 내려갔어.

 

 

 

오리와 친구들은 자루에서 음식을 꺼내 나눠 먹으며

 

긴 밤이 새도록 잔치를 벌였어.

 

 

 

한편 메아리 동굴의 찍직이는

 

소리를 질러 대며 내내 헤매고 다니다……

 

언덕 반대편으로 나가는 길을 찾아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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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쩍 마른 데다 털까지 잿빛이 된 찍찍이는 찍,찍, 찍소리도 못하게 되었지.

 

찍찍이는 빵집에서 일자리를 얻었대.

 

 

 



생쥐 찍찍이는 스스로를 ‘길 위의 악당’이라고 일컬으며 못된 짓을 일삼는다.

달콤한 빵과 과자를 좋아하는 찍찍이는 말을 타고 다니면서

길을 지나는 동물들에게 과자를 내놓으라고 위협한다.

토끼나 개미 같은 힘없는 동물들은 과자는커녕 당장 먹을 풀과 열매가 조금 있을 뿐이라고 하소연하지만,

찍찍이는 그것마저 몽땅 가져가 버린다.

찍찍이의 심술은 나날이 고약해져 거미한테서 파리를 빼앗고,

자기 말이 먹을 마른 풀까지 욕심내는 지경에 이른다.

그러던 어느 날, 찍찍이는 오리 한 마리와 우연히 마주치게 된다.

평소처럼 먹을 것을 내놓으라고 심술을 부리던 찍찍이는 오리에게 솔깃한 이야기를 듣는다.

오리의 언니가 언덕 꼭대기의 동굴에 과자랑 빵을 잔뜩 쌓아 놓고 살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오리를 앞세우고 언니 오리를 찾아간 찍찍이는 동굴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케이크랑 초콜릿도 있지?”하고 큰 소리로 묻는다.

이에 동굴에선 “있지……있지……” 하는 대답(메아리)이 들려온다!

감쪽같이 속은 찍찍이는 당장 동굴로 달려 들어가고,

이때다 싶은 오리는 찍찍이가 훔쳐간 음식들을 모조리 되찾아서 배고픈 동물들에게 나눠 준다.

한편, 동굴 속을 헤매던 찍찍이는 언덕 반대편 마을로 간신히 빠져나온다.

너무 고생을 해서 다시는 도둑질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약해진 찍찍이는

빵집에서 일을 하며 살아간다.
옛이야기처럼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는 이 이야기는

명쾌하고도 통쾌한 전개로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 낸다.

글은 마치 구전되는 노랫말처럼 반복적인 운율이 있어 따라 읽기 좋다.

먹을 것을 주지 않으면 잡아먹겠다고 으르렁거리는 찍찍이 앞에서도

겁먹지 않고 지혜롭게 위기를 헤쳐 나가는 오리의 용감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반면, 욕심을 과하게 부리던 찍찍이가 결국 벌을 받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겨 준다.

- 책 소개글 중에서

 



길 위의 악당이라기엔 너무 초라하고 작아보이는 생쥐 찍찍이에게
동물들은 왜 그리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걸까요?ㅎ
찍찍이는 왜 동물들을 괴롭히면서 혼자 살찌는 동물이 되어가는 걸까요?



동시를 많이 지은 작가의 글이라더니 정말 반복적인 운율이
뭔가 의도하지 않아도 읽다보면 리듬을 타게 하는 대사들이랍니다~
특히 “길 위의 악당, 길 위의 악당~”은
아이가 제일 재미있어하는 후렴구이지요~ㅋ

 











악당 찍찍이가 악당이 되어가는 과정도 흥미롭지만
결말은 훨씬 더 흥미롭습니다.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어떤 결말이 될 지 전혀 상상할 수 없었거든요.
지혜롭고 용감한 오리를 만나게 될 지도,
메아리 동굴에 찍찍이가 당하게 될 지도 말입니다.
그저 뭔가 찍찍이가 다시 정상적인 동물로 돌아와서
먹을 것을 빼앗아갔던 동물들과 화해하겠지 라는 막연한 추측만 했었죠.
메아리 동굴에 깜빡 속아 너무너무 고생한 찍찍이~!
결국 빵집에서 성실하게 일한다는 설정이
아이에게 무척 인상적이었나봅니다.



처음 읽을 때엔 어떤 이야기로 진행될지 넘넘 궁금해서
아무 소리도 않고 숨죽인 채 이야기에 경청했고,
두 번째 부터는 자기도 참견합니다.
“이렇게 친구들꺼 뺏으면 안되지요? 결국 빵집에서 일하지요?” 등등~ㅋㅋ
글밥은 상당한 책이지만
반복적인 리듬감을 타는 이야기는 아이의 흥미를 이끌고
악당 찍찍이가 어떻게 선량하게 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아이로 책에
몰입, 집중하게 합니다.
게다가 동물들의 다소 어수룩하면서도 익살스러운 모습들, 표정들은
이야기를 한층 더 재미있게 해준답니다~ ^ ^



남의 것을 빼앗는 것뿐 아니라, 과하게 욕심을 부리던 찍찍이가
어떤 결말을 맺는가는 아이 스스로에게 질문과 생각을 안겨줍니다.
상상의 나래 속에서 만나는 찍찍이를 통해
아이는 아마도 나눔의 미덕과 과욕의 무서움을 알아가지 않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