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그루팔로 작가 콤비의 신작 ‘나는야, 길 위의 악당’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8월 20일 | 정가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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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여러 작품에서 콤비를 이룬 줄리아 도널드슨과 악셀 셰플러의 신작 그림책이다. <괴물 그루팔로>로 처음 만난 이 글 작가와 그림 작가의 공동 작품을 국내에 소개된 그림책들은 거의 다 읽은 것 같다. 신간이 나올 때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유는 악셀 셰플러의 그림임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아이가 네 살 무렵에 즐겁게 읽은 책 「괴물 그루팔로」 때문에 이 작가의 작품들을 꾸준히 체크하는 편인데 아직까지 「괴물 그루팔로」를 뛰어넘는 반응을 보인 작품은 안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작가들에게도 「괴물 그루팔로」는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큰 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999년에 출간된 「괴물 그루팔로」라는 엄청난 성공작 때문에 후속작들이 괜찮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묻히는 경향이 있다. 독자인 나 또한 다른 작품들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비교하게 되니 말이다.


『나는야, 길 위의 악당』은 나쁜 짓을 일삼는 길 위의 악당 찍찍이가 결국 오리의 꾐에 빠져 비참한 처지로 전락하게 된다는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스토리다. 마음대로 남의 것을 빼앗고 훔치는 길 위의 악당 찍찍이 때문에 숲속 마을 친구들은 굶주림에 말라비틀어져 갔지만 악당 찍찍이는 악행을 그칠 줄을 모른다. 심지어 입맛 떨어지게 생긴 토끼풀이나 이빨도 안 박히게 딱딱한 도토리처럼 토끼나 다람쥐에게는 양식이지만 자신에게는 별 쓸모도 없는 것까지 닥치는 대로 모조리 빼앗을 정도이다. 악당 찍찍이는 어느 날 길에서 만난 오리에게서 과자와 빵이 잔뜩 쌓여있는 동굴 이야기를 듣게 되고 동굴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간다. 그길로 악당의 말과 음식이 가득 든 악당 찍찍이의 말을 달려 마을로 돌아온 친구들은 모닥불 가에서 잔치를 벌인다. 욕심에 동굴로 들어간 찍찍이의 말로는 보나마나 뻔한..^^


악셀 셰플러의 그림은 따스하고 색채가 화려하고 등장인물들의 표정 속에 감정들을 잘 담아내고 있다. 줄리아 도널드슨의 글은 극적인 효과가 조금 아쉬운, 편안하고 단순한 구성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 콤비의 작품은 연령대가 낮은 유아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괴물 그루팔로」처럼 작은 생쥐가 덩치 큰 숲속 동물들과 괴물 그루팔로까지 속여 넘긴다는 극적인 장치가 없는 이 책을 읽고 그냥 평범하다고 던져두는 우리 아이가 십분 이해된다.